14년 통치 마감한 차베스 대통령…종신집권 꿈꾼 좌파 지도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8)이 암 투병 끝에 5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차베스 대통령은 1999년 집권 이후 14년간 베네수엘라를 통치해 온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하며 2019년까지 집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암이 재발하면서 '종신 대통령'의 꿈이 좌절됐다.

차베스는 2011년 중반 암 투병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네 번째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지난 1월로 예정돼 있던 취임선서를 무기한 연기했다.

쿠바에서 암 수술을 받고 지난 달 귀국한 이후에는 새로운 폐 감염 증세로 호흡 기능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집권 4기를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차베스는 1954년 7월 베네수엘라 남부 사바네타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에 재학했다.

1992년 공수부대 중령이었던 차베스는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 정부를 전복하려고 동료 군인들과 쿠데타를 감행했으나 실패했다. 2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뒤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1994년 3월 석방된 차베스는 정치 혁신을 모색했고 과거 사회주의 모임이었던 '볼리바르혁명운동(MBR-200)'을 MVR(제5공화국운동당)로 개칭한 뒤 좌파연합인 애국전선(PP)을 결성했다.이를 바탕으로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차베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양분돼 있다. 빈민층을 위한 정책을 폈던 그는 한편으론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다른 한편에는 '독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집권기간 10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고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언론사 등을 압박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제국주의로 규정해 미국과 적대전선을 형성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