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실적 기대감에 주가도 '두둥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도체주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이 올 연말까지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적극적으로 비중 확대할 것을 권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전날 종가 기준) 약 14%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업종지수는 11.4% 올랐다. 반도체 부품·장비업체 중 유진테크는 37%, 네패스는 26.4%가 상승해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반도체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온 PC D램 가격이 최근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2분기에는 모바일 D램도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D램 현물 가격(2Gb DDR3 기준)은 연초 대비 51.9% 급등했고 고정 가격도 지난해 12월 하반월 대비 30.1%가 올랐다. 글로벌 PC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난야 등 주요 업체들이 공급 조절에 나서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D램 가격은 최근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2분기부터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면 모바일 D램이 공급 부족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삼성전자가 갤럭시 S4를 출시하면 중국 ZTE, 화웨이, 레노버 등 경쟁사들이 자극을 받을 것"이라며 "이달부터 모바일 D램도 공급 부족으로 전환되면서 3월 모바일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분기에 마이크론과 엘피다가 공식적으로 합병하면 생산라인이 조정돼 전반적으로 D램 산업 구조가 안정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혈을 각오한 가격인하 '치킨게임'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이런 산업 변화에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전 제품 출하량 증가 및 가격 안정화 효과로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1910억원에서 2960억원으로 상향조정한다"며 적극적인 비중확대에 나설 것을 권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D램 업황은 개선 초입 단계"라며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영업이익 2710억원,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부품·장비주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다만 중소형주들은 대형주 대비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1분기 실적 부담이 없는 종목들에 선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들은 대부분 올 1분기에 실적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자전환 우려가 있는 기업들은 추세적인 상승세 진입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올 1분기에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올해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네패스와 유진테크를 반도체 중소형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애플 스마트 신모델 출시로 네패스의 12인치 웨이퍼레벨패키지(WLP) 생산량이 월 2만장에서 3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테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저압화학증착장비(LPCVD) 등 주력 장비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낸드 미세공정 전환 장비 수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유진테크, 고부가가치 패키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시그네틱스, WLP 매출 확대 및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돋보이는 네패스가 최선호주"라고 말했다.서 연구원은 이 외에도 다양한 전공정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원익머트리얼즈와 하반기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오테크닉스, 원익IPS에 중장기적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