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비자금 주겠다" 1억 뜯어낸 사기꾼 기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이형택)는 돈을 투자하면 자신이 몰래 관리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를 주겠다며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성모씨(54·무직)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지난해 9월 피해자 이모씨에게 “현금 2억~3억원을 갖고 오면 미국 채권·달러, 금괴 12.5㎏짜리 1개와 지폐 5억원이 든 박스 2개를 주겠다”고 속여 1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내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자금을 만들어줬더니 대통령이 호적 정리를 해줘서 출생연도를 5년 늦췄다. 내가 쓰면 안 되니까 할인해서 주는 것”이라며 이씨를 속였다. 이와 함께 층층이 쌓인 지폐와 금괴·달러를 찍은 휴대전화 사진을 이씨에게 보여줬으나 이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같은달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에서 목사 김모씨(수사중)를 통해 피해자 전모 씨에게 “다량의 금괴를 유통시켜 현금화할 예정인데 4500만원을 투자하면 보름 후에 6500만원을 주겠다”고 속인 뒤 4천5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