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말걸고 車끼리 소통한다

美 영화·음악·IT 축제 'SXSW 2013' 분석

벤치 앉으면 "따분해"…농구하면 "열났구먼"
친구들과 드라이빙 즐길땐 지도에 위치 표시·SNS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지난 8일 개막한 영화 음악 정보기술(IT) 신생기업 축제 ‘SXSW 2013’에서 구글과 폭스바겐 등이 선보인 혁신적인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구글은 ‘말하는 신발(토킹슈즈)’을 내놓았고 폭스바겐은 자동차 응용 서비스 ‘스마일리지(Smileage)’를 선보였다.

○달릴 땐 ‘말하는 신발’구글은 ‘아트카피코드(ArtCopyCode)’란 이름의 부스에 ‘말하는 신발’을 비치하고 시연할 수 있게 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신발을 신고 걷거나 달리면 동작에 따라 재미있는 메시지를 말해주는 서비스다.

신발에 부착된 장치와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연동해 동작을 감지하고 적절한 메시지를 들려준다. 신발에는 속도 압력 등을 감지하는 센서, 폰과 통신하는 칩 등이 내장돼 있다.

시연 동영상을 보면 말하는 신발을 신은 채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있을 땐 “정말 따분하다”는 멘트가 나온다. 친구들을 만나 농구를 하는 대목에서는 “열났구먼, 소방차라도 부를까?”란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이 멘트를 본 구글플러스(구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친구들은 “또 농구 하냐?” 등의 답신을 보내온다. 운동을 끝내고 신발 끈을 다시 맬 때는 “너는 나를 자랑스럽게 해줬어”란 말이 나온다.

구글이 말하는 신발을 직접 생산하려는 것은 아니다. 부스에 비치된 신발이나 동영상 속 신발에는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져 있지만 아디다스와 이런 신발을 함께 개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구글은 사물-컴퓨터 상호작용 전문 디자인 신생기업인 예스예스노와 함께 말하는 신발 콘셉트를 만들어 관련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운전할 땐 ‘스마일리지’

구글이 SXSW 개막에 맞춰 회사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스마일리지’는 자동차가 인터넷에 연결됐을 때 어떻게 달라질지 짐작하게 한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에는 어떤 식으로 광고 이야기를 전개할지 연구하는 ‘아트카피코드’라는 광고 프로젝트를 광고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운전하면서 소셜네트워크로 친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폭스바겐 스마일리지다.

스마일리지는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 사용한다. 설명 동영상은 친구들과 함께 드라이브 떠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스마일리지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며 눈에 보이는 모습을 구글 글라스로 촬영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친구들 차량의 현재 위치는 구글 지도에 표시된다. 다른 폭스바겐 차를 만나면 ‘펀치’ 스티커를 획득한다. 친구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구글 글라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스마일리지 사이트(smileage.vw.com)에 ‘운전할 때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한 최초의 소셜 앱’이라며 “곧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현재 ‘자동운전차’도 개발해 네바다주 허가를 받고 도로시험주행을 하고 있다. 자동운전차에 스마일리지 같은 서비스를 결합하면 운전하느라 진땀 흘릴 필요 없이 다른 차에 탄 친구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한편 ‘구글 검색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아미트 싱할 구글 부사장은 SXSW 기조연설에서 “음성인식, 자연언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묻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정말로 영화 스타트렉에서 나온 것처럼 된다”고 강조했다. 또 “둘째(모바일 검색)가 첫째(웹 검색)보다 빨리 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