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박영옥, 태평양물산으로 100억 '잭팟'…비결은?

1000억원대 주식 부자로 알려진 '슈퍼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다운소재 및 의류 제조업체 태평양물산으로 또다시 대박을 터뜨렸다.

2년 반 동안 58억여원을 투자한 태평양물산의 주가 급등으로 보유주식 평가액이 160억원 가량으로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8년 8월 처음으로 태평양물산 주식 3000주를 사들였다. 1년8개월여의 공백기를 거친 이후인 2010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태평양물산 주식 매수에 나서기 시작해 같은해 5월초 보유주식을 12만8272주(5.35%)로 늘리며 처음으로 지분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박 대표는 적게는 하루에 수백주부터 많게는 수만주까지 꾸준하게 태평양물산 주식을 매입했다. 2011년 6월에는 이 회사 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려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그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태평양물산 주식을 매수해 보유주식을 지난해 11월 38만4413주(신주인수권표시증서 포함)까지 늘렸다. 또 두 자녀 명의로도 1만3270주를 순매수했다.아웃도어 열풍에 힘입어 다운소재 및 의류 OEM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과 생산기지를 동남아 및 미얀마 등으로 확대한 점이 부각되면서 태평양물산 주가는 지난해 70.6%나 올랐다.

하지만 총 발행주식수가 적고 최대주주측과 박 대표측의 지분이 55%에 달해 실제 유통주식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태평양물산은 전날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액면가 5000원의 1주를 500원으로 나누는 주식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 발행주식수는 239만7000주에서 2397만주로 10배 늘어나게 되면서 주가도 더욱 상승하고 있다.이날 오후 1시 22분 현재 태평양물산은 전날보다 1900원(5.00%) 오른 3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4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도 새로 썼다. 현재 시장가 기준 박 대표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58억6750만원으로, 투자원금 58억7900만원에 비해 3대 가까이 불어났다.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은 언젠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치투자 기법이 성공한 것이다.

박 대표는 스스로를 '주식농부'로 규정한다. 5% 지분 공시만 500회 넘게 할 정도로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 왔다. 농부의 심정으로 씨를 뿌려 과실을 기다린다는 것이 그의 투자철학이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높은 수익을 내려고 아우성치고 있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실태와 정반대의 호흡을 가져온 셈이다.박 대표는 이외에도 참좋은레져 조광피혁 에스피지 와토스코리아 대동공업 등도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투자하고 있는 주식의 보유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