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00명 뽑으려던 CJ푸드빌, 신규출점 제한에 전면 재검토

흔들리는 외식 전문기업 (下) 채용계획 축소
대구가톨릭대 생명식품산업학부 외식식품산업전공 졸업자 40명의 올해 취업률은 50% 초반 수준이다. 매년 80%대를 유지하던 취업률이 올해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처럼 취업률이 하락한 것은 경기부진에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외식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 따른 것이다. 임현철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롯데 CJ GS 이랜드그룹 등 외식 관련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에 취업하는 졸업 예정자들의 비율이 해마다 10% 정도는 됐다”며 “올해는 취업시즌에 대기업 취업기회가 사실상 전무해 예년에 비해 취업률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동반위가 외식 전문기업에 대해 내달부터 3년간 확장 자제를 권고하고, 이달 말까지 세부 규제수준을 결정하기로 함에 따라 외식업체들이 신규 출점을 보류, 신규 채용계획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아워홈은 올해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인턴사원 2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백지화했다. 올해 외식매장을 20곳가량 새로 열 계획이었지만, 현재 동반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규제가 현실화되면 신규 출점이 불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전국에 86개 빕스 매장을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올해 10여개 매장을 추가로 내고, 인력도 매장당 100여명씩 총 1000여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 올 한 해 150~2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었던 한 중견기업 역시 당초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을 전제로 전면 재수정 작업에 돌입했다.이들 기업은 본사 스태프 부서를 제외한 현장 직원들은 매장을 열 때마다 경력직을 뽑아 충원하기로 했다. 출점 계획이 전면 보류된 상황에서 무작정 인력을 뽑을 수 없게 됐다.

외식 전문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레스토랑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대표적인 ‘일터’로 꼽힌다. 2010년 중소기업청 통계를 기준으로 중소 제조업체 한 곳당 근무하는 인원이 20명인 점을 감안하면 CJ푸드빌 빕스 매장 한 곳에서만 5개 중소 제조업체의 고용인원이 창출되는 셈이다. 카페베네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나 썬앳푸드 ‘매드포갈릭’에서도 매장당 40~50명을 고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중소·중견 음식점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 층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란 지적이다. 민보영 우송대 외식산업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을 목표로 입사를 준비해왔던 학생 입장에서 갑자기 목표를 하향 지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