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수석졸업 문종원 경위 "고교시절 만났던 수사반장이 롤모델"

법관이 되고 싶었던 빡빡머리 소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꿈을 경찰로 바꿨다. 친구의 할아버지인 1980년대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의 실제 주인공 최중락 전 총경을 만나고 나서다. 최 전 총경의 “정의를 위해 일하고 싶다면 경찰이 되라”는 말이 집에서도 아른거렸다고 한다. 그때부터 경찰대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다. 그로부터 7년. 그 소년은 14일 경기 용인시 언남동에서 열리는 경찰대 졸업식장 맨 앞에 서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통령상을 받는다. 문종원 경위(23·경찰대 29기)가 그 주인공. 대통령상은 그해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에게 주어진다.

문 경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양처럼 살자’가 삶의 목표”라며 “사회 어두운 곳을 밝혀주고, 힘없는 이웃에게도 따뜻함을 안겨 줄 수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문 경위가 입학 당시부터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120명의 동기 가운데 중간 성적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힘없는 약자를 제대로 도와주기 위해선 자신부터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 5~10㎞를 뛰고, 매일 새벽 1~2시까지 공부했다”고 말했다. ‘지(知)·덕(德)·체(體)’를 갖춘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에 학과 수업 외에 무도 능력을 키우는 일도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료들과 지난해 태권도외교재단이 주최한 세계정통태권도대회 호신술 부문 등에서 금·은메달을 땄다. 또 1학년 때부터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활동도 했다. 봉사 시간만 500시간이 넘는다.

문 경위는 앞으로 8주간 경찰교육원에서 전술 지휘 과정을 마치고 전경대·기동대에서 2년간 소대장으로 군복무한 뒤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다. 졸업생 성적 상위 10등까지는 대학원 진학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 문 경위는 “일선 경찰서에서 4~5년 정도 경험은 쌓은 뒤 이론적으로 부족한 점을 대학원에서 보충하고 싶다”며 “지능범죄 등 수사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