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용산 개발 좌초…"건설株, 손실 규모는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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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용산 개발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를 개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가 무려 31조원에 달했다.
용산 개발 사업이 청산되면 관련 자본금과 계약금 총 1조5000억원이 허공에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증시 전문가들은 "개별 건설사들의 손해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국내 부동산 시장 향방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산 개발 시행사 드림허브의 사업 실행회사인 용산역세권 개발은 전날 정오까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드림허브는 그동안 땅을 담보로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는데 사실상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드림허브가 최종 부도를 맞으면 건설사들은 드림허브에 납입한 출자금을 대손상각해야 한다. 건설사 중 최대 출자자는 삼성물산(6.4%)이다. 드림허브 파산시 삼성물산의 총 손실은 1520억~1550억원으로 추정된다. 드림허브 출자금 640억원에 전환사채(CB) 780억원, 공사비 100억~130억원이다. 전환사채와 공사비는 드림허브가 자본 잠식에 빠지지 않는다면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자금 640억원은 삼성물산의 올해 순이익의 9.3%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삼성물산은 2008년부터 용산 개발 잡음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조정을 받아 최종 부도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드림허브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자체사업 전환 등을 출자자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결정이 늦어지면 불확실성 잔존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용산 개발 위험이 삼성물산 주가에 반영되며 전체 투자 위험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며 "위험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 성장 모멘텀이 발생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기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물산은 중동, 독립국가연합(CIS)의 민자발전(IPP)과 호주의 마이닝(Mining) 프로젝트, 아시아의 초고층 프로젝트 등을 통해 올해 상반기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물산 외에 드림허브에 출자한 GS건설(2%), 현대산업개발(2%), 금호산업(2%) 등도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예상 손실 규모가 다소 크긴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며, GS건설 등의 손실 규모는 200억원 또는 그 이하"라며 "손실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 건설주 펀더멘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용산 개발이 좌초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6년 8월 용산 개발 사업 계획이 승인 된 뒤 용산지역 토지가격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용산지역의 토지 가격은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5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지역 평균 토지 가격 지수는 18% 상승한 반면 용산지역 토지가격 지수는 31% 올랐다는 설명이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도 "피해는 지분투자자로 한정되겠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가 가중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극동건설 부도 이후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시장은 극도로 악화됐는데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사업성에 기반해야 할 PF가 여전히 시공사나 제3자의 신용보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발프로젝트 시장 위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희망을 거는 의견도 나온다. 이왕상 연구원은 "건설업종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약화되겠지만 이달 말~다음달 초 신정부의 종합부동산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방향성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종합부동산대책의 강도와 실물 부동산경기에 미칠 영향 등은 대책 발표 이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용산 개발 사업이 청산되면 관련 자본금과 계약금 총 1조5000억원이 허공에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증시 전문가들은 "개별 건설사들의 손해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국내 부동산 시장 향방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산 개발 시행사 드림허브의 사업 실행회사인 용산역세권 개발은 전날 정오까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드림허브는 그동안 땅을 담보로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는데 사실상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드림허브가 최종 부도를 맞으면 건설사들은 드림허브에 납입한 출자금을 대손상각해야 한다. 건설사 중 최대 출자자는 삼성물산(6.4%)이다. 드림허브 파산시 삼성물산의 총 손실은 1520억~1550억원으로 추정된다. 드림허브 출자금 640억원에 전환사채(CB) 780억원, 공사비 100억~130억원이다. 전환사채와 공사비는 드림허브가 자본 잠식에 빠지지 않는다면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자금 640억원은 삼성물산의 올해 순이익의 9.3%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삼성물산은 2008년부터 용산 개발 잡음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조정을 받아 최종 부도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드림허브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자체사업 전환 등을 출자자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결정이 늦어지면 불확실성 잔존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용산 개발 위험이 삼성물산 주가에 반영되며 전체 투자 위험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며 "위험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 성장 모멘텀이 발생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기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물산은 중동, 독립국가연합(CIS)의 민자발전(IPP)과 호주의 마이닝(Mining) 프로젝트, 아시아의 초고층 프로젝트 등을 통해 올해 상반기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물산 외에 드림허브에 출자한 GS건설(2%), 현대산업개발(2%), 금호산업(2%) 등도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예상 손실 규모가 다소 크긴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며, GS건설 등의 손실 규모는 200억원 또는 그 이하"라며 "손실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 건설주 펀더멘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용산 개발이 좌초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6년 8월 용산 개발 사업 계획이 승인 된 뒤 용산지역 토지가격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용산지역의 토지 가격은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5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지역 평균 토지 가격 지수는 18% 상승한 반면 용산지역 토지가격 지수는 31% 올랐다는 설명이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도 "피해는 지분투자자로 한정되겠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가 가중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극동건설 부도 이후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시장은 극도로 악화됐는데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사업성에 기반해야 할 PF가 여전히 시공사나 제3자의 신용보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발프로젝트 시장 위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희망을 거는 의견도 나온다. 이왕상 연구원은 "건설업종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약화되겠지만 이달 말~다음달 초 신정부의 종합부동산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방향성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종합부동산대책의 강도와 실물 부동산경기에 미칠 영향 등은 대책 발표 이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