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낙태시술 336,000,000건…1971년 한 자녀 정책 시행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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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전략 주목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된 1971년 이후 지난해까지 40여년간 행해진 낙태수술이 3억3600만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3억1500만명인 미국에서는 같은 기간 5000만건의 낙태수술이 시행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불임 수술은 1억9600만건, 자궁 내 피임기구 삽입은 4억300만건 시행됐다. 중국 정부는 “가족계획정책이 없었다면 중국 인구는 현재 13억명보다 30% 더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구제한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낙태수술은 줄지 않았다. FT는 “중국에서 매년 700만건 이상의 낙태수술, 200만건 이상의 불임시술과 700만건 이상의 자궁 내 피임기구 삽입이 있었다”며 “서구에서도 자궁 내 피임기구 삽입이 일반적이지만 중국에서는 지방 정부가 강제적으로 시행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가족계획 정책이 중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노년과 유소년층을 부양하기 위해 짊어지는 경제적 부담 지표(부양비)가 상승했다. 컨 펑 BNP파리바 연구원은 “이는 중국의 인구 구조가 개발도상국보다는 선진국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만큼 노동집약적 산업을 운영하는 데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중국은 지난 10일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한 자녀 정책을 담당하던 인구생육계획(가족계획)위원회를 위생부와 통합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엄격한 산아제한정책에서 벗어날 전조로 해석했다. 인구학자인 허 야푸는 “한 자녀 정책을 국가적인 인구 전략이라고 언급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 한 관계자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아제한정책을 완화하는 것은 목마르다고 독을 마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