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전에 한탕 노렸나…인터넷 루머에 우선株 이상 급등

"보통주보다 싸면 퇴출돼도 이익"
증권 게시판에 근거없는 글 난무
거래소, 투자유의 당부
우선주의 상장폐지를 겨냥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우선주가 급등하고 있다. 상장폐지될 경우 발행회사가 응분의 보상을 해줄 것이란 추측에서다. 하지만 상장폐지되는 우선주에 대해 회사 측의 보상의무가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률 상위 30개 종목 중 10개가 우선주였다. 아남전자우, CJ씨푸드1우, 서울식품우, LS네트웍스우, SK네트웍스우 등 7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9일 “일부 우선주를 중심으로 기업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이상급등하고 있다”며 ‘투자유의 안내’를 발령했지만 우선주 강세는 이날도 이어졌다.거래소는 ‘투자유의 안내’의 배경으로 우선주가 새로운 테마주로 부각될 것이란 루머가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 주식투자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올 7월부터 우선주 퇴출(상장폐지)이 시작되면 발행회사가 이를 되사주거나, 보통주로 전환시켜주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란 글이 올랐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비싸면 퇴출 때 손실이 날 수 있지만, 우선주가 싸다면 이 같은 투자자 보호책을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총 146개 우선주 중 19일 현재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은 종목은 약 86개에 이른다.

거래소는 그러나 자진 상장폐지를 할 경우 소액주주 지분의 95%를 발행회사가 매입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상장폐지에는 이 같은 주주보상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발행회사가 도산하는 것도 아니고, 배당권 등은 상폐 이후에도 유효하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이 회사 측에 요구할 수 있겠지만 이를 확정적으로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우선주는 유통 물량이 극도로 적어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등 시장교란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오는 7월부터 주주 수, 상장주식 수, 거래량, 시가총액 등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폐지시킬 예정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