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청주공장 염소 누출…신고조차 안 해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 22일 염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건 발생 4시간만에 제보를 받고 방제인력이 투입됐음에도 회사측은 신고를 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또 드러났다.

소방당국과 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청주공장의 M8라인 비메모리 반도체칩 제조공장 내 반도체를 닦아내는 밀폐공간에서 염소가스가 1ℓ가량 누출됐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직원 4명이 배관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이닉스 측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배관을 즉시 잠근 채 이들을 즉각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당시 건물 내에 있던 직원 100여명도 함께 대피했고, 해당 생산라인 작동도 중단됐다.

현장에 있던 직원 4명은 사고 당시 마스크를 쓰는 등 안전장비를 착용했으며 사내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이닉스 측은 전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배관·설비가 많다보니 가끔 생길 수 있는 경미한 사고”라며 “정리를 끝내고 신고하려고 했다”고 주장, 사고 대처에 대한 안일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익명의 제보로 누출사고 소식을 접수한 충북도와 청주시는 사건발생 4시간여만에 화학차와 방제 인력을 투입, 대기중 염소 잔류 여부 파악 등 수습작업을 벌였다.

청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