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Mice] 눈부신 코발트 블루와 낭만…시간이 멈춘 '연인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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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웨딩의 명소 오키나와번잡하고 괴로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일본인들은 가장 먼저 오키나와를 떠올린다고 한다. 눈부시게 푸른 바다와 하늘, 사계절 온화한 날씨에 이국적인 느낌까지 물씬 나는 낭만의 섬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는 연인들의 섬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들이 즐겨찾는 ‘웨딩채플’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마저 느리게 가는 자유의 섬 오키나와로 떠나보자.
일본의 유명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에서 소설 주인공들이 튀어간 곳은 오키나와였다. 오키나와에 가면 일본 속에 또 다른 일본을 발견하리라 믿은 것일까? 소설 주인공들이 대책없이 튀어가도 될 만큼 오키나와는 모든 것이 풍족한 섬이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지대에 위치해 있어 연평균 기온이 20도를 넘는 온난한 지역이다. 일본의 하와이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도 아름답고 인심도 좋다.오키나와는 일본 규슈에서 대만에 이르기까지 길게 이어지는 류큐열도에 위치해 있다. 오키나와는 그 자체가 섬이면서도 거느리고 있는 부속 섬들이 무려 160여개나 된다. 그중에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48개. 오키나와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독특한 자기만의 문화를 간직해 온 곳이기도 하다. 1879년 메이지 정부의 명으로 오키나와 현이 일본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류큐왕국이라는 독립국으로 존재했다.
류큐왕국은 일본 본토인들과 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에 편입되면서 류큐왕국의 흔적은 대부분 지워졌지만 그나마 당시의 번성했던 기억을 간직한 곳은 슈리성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붉은 빛 건물이 인상적인 슈리성은 오키나와 전쟁 때 소실됐다 1992년 성벽과 문, 정전 등이 복원됐다. 2000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류큐왕조 시대 살았던 서민들의 삶을 알고 싶다면 류쿠무라(琉球村)를 가보는 것이 좋다. 류큐 민속촌인 류큐무라에는 화사하기 그지없는 류큐시대의 의상은 물론 100~200년이 넘는 옛 민가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고택에서는 류큐의 전통 악기인 ‘산신’을 배우거나 염색, 직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류큐무라의 백미는 집단 민속춤 공연인 에이사. 강렬한 북소리와 춤사위가 절로 흥을 내게 한다.
자탄초에 있는 ‘미하마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미국 서해안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곳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60m 높이의 대형 관람차는 아메리칸 빌리지의 상징. 아메리칸 빌리지에서는 어디서도 쉽게 외국인을 만날 수 있으며, 기념품들을 파는 쇼핑몰과 극장, 레스토랑 등이 많아 일본 속 미국 문화를 느낄 수 있다.오키나와는 도쿄보다 30%가량 물가가 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일본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쇼핑을 하고 싶다면 DFS 갤러리아 오키나와가 좋다. 일본 오키나와 현 나하(Naha)시 중심부에 위치한 면세점이다. 100여가지 브랜드를 최고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지역 토산물 코너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DFS 오키나와는 전 세계 100% 개런티 서비스도 실시한다.
오키나와 북쪽에는 한때 동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쓰라우미 수족관이 있다. 깨끗하고 신비한 오키나와의 바다를 대변하는 쓰라우미 수족관은 높이 8.2m, 폭 22.5m, 두께 60㎝의 대형 수족관이 인상적이다. 커다란 고래상어를 비롯해 다양한 모습의 열대어를 구경할 수 있다. 수족관을 나와 바다를 보니 코발트색 블루다. 가슴이 서늘해지도록 푸른 바닷속에 오키나와의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