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판 IMF 설립 합의

기금 1000억弗 모으기로…개발은행은 9월 다시 논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브릭스판 국제통화기금(IMF)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브릭스판 세계은행인 브릭스개발은행의 설립 안에 대해서는 최종 합의에 실패,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더반에서 계속되고 있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1000억달러를 출자, 긴급협의기금(Contingency Agreement Fund)을 만들기로 합의했다.이 기금은 특정 국가가 금융위기에 빠졌을 경우 자금을 지원해줌으로써 기존 IMF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410억달러를 출자하고,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3국은 각각 180억달러, 남아공은 50억달러를 내기로 했다.

반면 브릭스개발은행 설립 안은 이번 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브릭스개발은행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지만 자금조달 방법과 운영방식 등 세부적 내용을 합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릭스 정상회의 순회 의장인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브릭스 5개 회원국에 앞으로 5년간 4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건설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각국 정상들)는 개발은행 설립을 위한 공식 협상에 들어가 올 9월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지난해 인도의 제안으로 기존 세계은행처럼 저개발국에 개발자금을 지원해주는 브릭스개발은행을 자본금 500억달러 규모로 설립하는 안을 협의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