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수입 없으면 수출도 없다"

"원자재 잘 사와야 기업이 편해"

“수입과 수출은 함께 구르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자동차의 앞·뒷바퀴와 같습니다.”

신태용 한국수입업협회장(사진)은 27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입에 대한 인식 전환을 강조하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신 회장은 작년 우리나라의 무역액은 총 1조675억달러로, 이 중 수출은 약 5400억달러, 수입이 5200억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수입품목 중 90%는 철광석, 원유, 기계류 등 수출용 제품의 제조를 위한 원자재다.

그는 “원자재 수급이 안되면 대기업들의 수출도 힘들다”며 “무역 2조달러를 달성하려면 1조달러어치의 원자재가 필요한 만큼 ‘잘 사오는 것’도 수출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여전히 수출하면 애국자, 수입하면 매국노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국내 무역 규모가 1조달러로 성장한 만큼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균형 있는 수입은 통상압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은 172개국에서 무역흑자를 내고 있지만 각국 대사들이 수입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반발의 목소리도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 등을 막기 위해선 수출과 수입의 균형추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신 회장은 “주로 수출만을 담당하는 KOTRA에 작년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2000억여원이지만 수입업협회는 5억여원을 지원 받았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수입업협회에는 국내 8000여개 수입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협회는 올해 희토류 등 필수 원자재 수입을 위한 ‘수입펀드’를 만들고, 강소 수입업체와 청년 무역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육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알루미늄 가공설비와 플라스틱 성형기계를 만드는 한신아이티씨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26일 수입업협회장에 추대됐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