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새옷 장만하는 소비자들…소비회복 '신호탄'

새 옷 장만 나선 소비자들
백화점서 지갑 열어 … 소비 회복 '신호탄'소비자들이 새 옷 장만에 나섰다. 날씨가 풀리면서 굳게 닫혀 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는 것.

저렴한 이월상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신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고가 해외 브랜드 매장을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업계에선 소비 회복의 '신호탄'으로 풀이하고 있다.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남성 패션매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봄 세일을 시작하기 전날인데도 패션매장엔 봄 옷을 마련하기 위해 나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홀'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 숍도 쇼핑백을 들고 나온 고객들로 넘쳐났다.

직장인 고영희 씨(32)는 "날씨가 따뜻해져 트렌치코트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 며 "인근에 직장이 있어 백화점을 자주 찾긴 하지만 옷을 산 건 오랜만이다"고 말했다.

이날 트렌치코트와 재킷, 컬러 스키니 바지 등 일부 봄 신상품들은 몰려든 고객들로 재고가 바닥나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백화점들은 석달 만에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는 전 점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2% 올랐고, 신세계는 10%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패션상품이었다. 패션상품 매출은 백화점 전체 매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패션상품은 재고를 그대로 떠안았다. 그나마 팔리는 패션상품의 대부분은 할인하는 이월상품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여성캐주얼패션 매출은 13.5%, 남성 캐주얼은 7.0% 증가했다.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의 1분기 매출 증가율(기존점 기준)은 33%에 달하기도 했다. 고가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반영된 것.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웃도어, 컨템포러리, SPA, 스포츠웨어 등 모든 패션상품들의 매출이 뛰었다" 며 "패션상품의 매출 증가는 소비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은 봄 정기세일을 통해 매출 호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5일부터 일제히 봄 세일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1일까지 17일간 총 400억 원 물량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100여 개의 여성, 남성, 잡화 브랜드들이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심리 회복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모피, 해외패션, 혼수용품 등 고급 상품행사를 대폭 강화했다. 모피 대형행사를 지난해보다 5회 더 늘려 총 20회를 진행하고 물량을 25%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세일 물량을 전년 대비 20% 늘리고 '핸드백 창고 대방출전'을 두달 일찍 연다. 메트로시티와 루이까또즈 등 25개 잡화 브랜드 상품 50억 원 어치를 최대 65% 할인한다. '정통 골프대전'에서는 41개 브랜드 상품을 7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달 날씨가 따뜻해져 봄 신상품 판매가 증가, 소비 회복세를 이어갈 것" 이라며 "봄 정기세일이 소비 진작을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