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北리스크] GM "한반도 위기 지속땐 공장 이전"…中, 한국관광 취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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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위협에 국제사회도 긴장
칭다오~인천 카페리호 안전 이유 운항 취소
호주·태국, 자국민 대피위한 비상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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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산기지 옮길 수도” 댄 애커슨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생산기지 이전도 생각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글로벌 기업 CEO가 북한의 위협에 따른 한국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을 제기한 건 애커슨 회장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미국 CNBC에 출연해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비상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비상계획을 넘어서는 생산기지 이전은 어렵다”면서도 ‘한반도 상황이 계속 심각해지면 장기적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생각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는 “타당하다(fair)”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GM이 현실적으로 한국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CEO가 공장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GM은 한국 내 5개 공장에서 연간 14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만7000여명에 달한다. 애커슨 회장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기 위해 사내 정보팀을 가동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해 앞으로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분석하는 것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어떤 팀이 우승할 것인지를 맞히는 것만큼 어렵다”고 답했다. 호주 정부도 한국 내 호주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5일 호주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티븐 스미스 국방부 장관은 “만일의 사태 발생 시 호주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 언론들도 지난 3일 태국 공군이 한반도 위기 상황이 생길 경우 자국민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C-130 수송기 2대와 에어버스 A310 여객기 1대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와인 수입업체 나라셀라 초청으로 오는 11, 12일 이틀간 한국을 찾을 예정이던 미국 유명 와이너리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보 바렛 대표는 이날 오전 급작스레 방한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회사 측은 “한반도 긴장이 방한 취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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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환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장은 “남북 간 긴장 고조가 2주 이상 장기화되다 보니 일부 중국 관광객이 한국행을 고심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도 많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선지역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훈춘국제여행사 관계자는 “북한 관광상품은 10여명만 모이면 바로 출발할 수 있는데도 최근 신청자가 많지 않아 북한에 가려면 1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뉴욕=유창재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