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칼립스' 공포…외국인, 中베이징 대탈출 조짐

FT "불편 넘어 파멸 수준"
리커창 "환경기준 위반 처벌"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공기를 뜻하는 air와 파멸을 뜻하는 apocalypse의 합성어)’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만든 단어다. 중국 대기오염이 불편을 끼치는 수준을 넘어 파멸을 가져올 정도라는 설명이다. FT는 “지난해 겨울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휩쓸었던 스모그가 올여름 재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외국인과 상류층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베이징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멸’이라는 단어가 과장만은 아니다. 중국의 PM2.5지수(대기 중 직경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의 40배가 넘는다. 직경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10㎛ 이하의 미세먼지보다 폐에 도달할 확률이 5배나 높다. 각종 폐,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저체중아 출산 빈도와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방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일찍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120만명이 넘는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중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환경 오염으로 발생한 비용은 2300억달러 이상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한다. 판샤오촨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환경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된 조사결과는 보수적인 수치”라고 주장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이 같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대중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적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17일 취임 후 첫 공개 연설에서 PM2.5지수를 직접 언급하며 “환경 기준을 위반하는 업체들에는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