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연료 특허 '7년 전쟁'서 이겼다

원자력硏, 유럽 분쟁서 승소
연료 피복관 국산화 탄력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대 원자력기업과 벌인 7년여간의 특허 분쟁에서 승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프랑스 아레바(AREVA)가 한국의 핵연료 기술인 ‘하나 피복관’ 특허를 대상으로 제기한 이의제기 항소 신청을 유럽특허청(EPO)이 기각했다고 7일 발표했다.

소송의 대상이 된 피복관은 핵연료를 감싸주는 일종의 코팅용 파이프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주는 원자력발전소 핵심 부품이다. 파이프의 부식과 변형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 미국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이 세계 시장을 독점해 왔다.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개발부(부장 정용환)는 2004년 독자 개발한 하나 피복관 기술을 유럽 특허로 등록했고, 2005년 아레바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원전과 핵연료 등 핵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아레바는 지난해 93억유로(약 1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아레바의 1차 이의 제기를 2010년 10월 기각한 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더 이상 항고가 불가능한 최종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작년 12월 핵연료 피복관 기술을 100억원의 기술료를 받고 국내 산업체에 이전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