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단독] 국일방적 임직원 200억 횡령

이 기사는 04월04일(11: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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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담당 직원이 선물투자에 써…절반은 회수 못할 듯

- 실적악화도 겹쳐…4~5위권 방직업체 위기 맞아


연매출 1500억원 규모의 중견 섬유업체인 국일방적에 대규모 횡령 사고가 일어났다. 재무 담당 직원 A씨가 회삿돈 200억원 가량을 빼돌려
선물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A씨가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날린 탓에 국일방적은 1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보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일방적은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A씨가 지난해 회사자금 197억8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올초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A씨를 상대로 업무상 횡령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공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올초 검찰에
구속됐다.

국일방적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 횡령금 전액을 ‘불법 행위 미수금’으로 계상했다. 이중 94억6670만원은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더해진 것이다.
국일방적의 지난해 매출은 1571억원으로 2011년(1777억원)보다 206억원 줄었고, 영업손실은 46억원에서 57억원으로 11억원
늘어났다.국일방적은 그러나 내부에 쌓아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많은 만큼 이번 횡령 사건이 회사 운영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 69억원 △단기 금융상품 97억원 △단기 매매증권 2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감사를 맡은 신원회계법인도 횡령사고에도 불구하고 국일방적이 계속기업으로 존속가치가 크다며 적정 의견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가 탄탄한 만큼 횡령 사고로 인한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그러나 횡령 사고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이 횡령 사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자 일부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2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회사측은 단순 사실관계만 공개할 뿐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법무법인과 협의해
국일방적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청구를 신청할 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1984년 문을 연 국일방적은 경방 동일방직 등에 이은
국내 4~5위권 방직업체다. 김형상 회장측이 75.34%를 보유하고 있으며, 4명의 소액주주들이 나머지 24.66%를 갖고 있는 비상장
기업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