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 방한…"현란한 몸짓에 연극·미술 융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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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성남아트센터서 '헤테로토피아' 공연
포사이드는 발레의 한계를 확장하는 혁신적인 안무로 고전 발레가 현대 무용으로 옮겨오는 데 크게 기여했고, 21세기 춤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인인 그는 1970년대 초 유럽 무대에 무용수로 등장해 1984년부터 20년간 프랑크푸르트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내며 수많은 모던 발레 작품을 창작했고 뉴욕시티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등 세계 유명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도 그의 안무를 거쳤다. 2005년 ‘포사이드 컴퍼니’를 창단한 이후 철학과 미술 건축 영상 등을 결합한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여 왔다.
이 무용단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2006년 초연한 ‘헤테로토피아’다. 그는 “소리에 집중된 공연으로 보는 데 힘이 들 수도 있다”며 “한쪽 방에서는 무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콘서트가 벌어지고 콘서트는 다른 방을 위한 음악으로 무용수들은 춤을 출 때 음악을 지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일반 공연장의 객석을 없앤 공간에 설치 미술과 연극적 요소를 끌어들였다. 무대는 책상으로 가득한 공간과 검은 텅 빈 공간으로 나뉘고 관객들은 무용수들의 알 수 없는 음성과 몸짓을 그들의 땀방울과 숨소리를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이서 관찰한다. 포사이드는 “연극처럼 보이지만 무용수들의 목적은 하나의 음악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관객들이 공연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공간을 계속 옮겨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장인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의 일반 객석은 막으로 차단되고, 무대 뒤편(백스테이지)까지 이 작품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관객은 최대 300명까지다. 그는 “이 작품은 그동안 일반 극장이 아닌 큰 창고 같은 곳에서 공연해 왔다”며 “대극장 무대 공연은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