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삼성·한국 연구팀 있더라"…흠칫 놀라고 돌아온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의 삼성 배우기 열풍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주석부터 중국 관리까지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개막한 보아오포럼에 신임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어디에 짓는지… 중국 연구소가 있는데 거기에 삼성을 연구하는 팀이 있더라”며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곳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중국 내 삼성 연구 조직이 어느 곳을 일컫는지 여러 추측이 흘러나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산하에 삼성 연구 조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의 기획재정부 역할을 하는 발개위는 정책 조정뿐 아니라 집행 기능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취합한다. 경제정책을 수집하는 국가신식중심이라는 국가 정보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2000년대 중반 바오산강철 등 철강업체들을 합병할 때 발개위 산하 연구기관이 삼성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집중 연구한 전력이 있다. 조영삼 산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은 “중국 정부에 필요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이 발개위”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에 있는 다국적기업연구센터도 관심을 받았다. 이곳은 삼성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의 경영활동을 연구해 다양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과학원 소속 세계중국기업연구소도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을 연구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조 소장은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삼성을 연구하는 이유가 중요하다”며 “벤치마킹보다 삼성이 중국에서 너무 성장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