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대학교 노래강사 출신 50대 주부 만학도의 꿈

실용음악과 주부 심정희씨









“졸업하면 음악 관련 비즈니스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대경대학교 실용음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주부 심정희씨<52·사진>의 꿈이다.

지난해 이 대학 만학도 전형으로 입학한 그는 이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요즘도 자식뻘인 학우들과 악기 연주 및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이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왕언니’, ‘큰 누나’로 통하는 심씨는 2004년부터 노래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부산MBC가 연 노래자랑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음악과 질긴 인연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체계적으로 음악공부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노래자랑대회 우승은 그가 다시 음악을 가까이하는 계기가 됐다.

노래자랑대회 우승으로 음악에 대한 자신의 소질을 확인한 심씨는 울산가수협회에서 2년여에 걸쳐 보컬트레이닝을 받은 것에 이어 민요와 가곡, 웅변도 배웠다.

이후 울산지역 동사무소 문화센터 노래교실에서 노래강사 활동을 시작했고, 노인정을 돌면서 ‘어르신 노래교실’을 열어 자신의 재능을 나눴다.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노래강사 생활을 하면서 발성법 등 전문적 이론 강의에 어려움을 겪었고, 수강생들이 이를 알아차릴까 걱정돼 수업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눈앞에 벽을 접한 심씨는 전문가로부터 음악을 배워보자는 생각을 했고 지난해 대학에 입학했다.

입학 후에는 이 대학 실용음악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소찬휘로부터 록보컬에 대해서도 배웠다.

또 대학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주중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심씨는 주말과 수업이 없는 월요일 등을 이용해 울산 약사동 노래센터와 노인대학 등에서 발성법 등을 강의했다.

심씨는 “음악공부를 새로 시작하면서 새로운 꿈도 생겼고, 음악과 작곡, 보컬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으면서 기량도 성장했다”며 “남은 대학생활을 알차게 마무리해 늦은 것처럼 보이는 ’50대의 꿈‘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