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카드 잘못 써도 '면죄부'…우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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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 없이 해저드 룰 위반 2벌타만…3R 7위
카브레라·스니데커 7언더로 공동선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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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경기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시작 전 우즈에게 2벌타를 부과했다. 전날 2라운드 15번홀에서 우즈가 ‘워터 해저드에 빠진 볼의 구제’에 대한 규칙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우즈의 2라운드 성적은 1오버파 73타로 정정됐고 우즈는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로 선두에 5타 뒤진 채 3라운드를 시작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스코어카드를 잘못 적어낸 셈이지만 경기위의 재량으로 실격을 면한 우즈는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치며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선두에 4타 뒤진 우즈는 4라운드 역전 우승 가능성을 열어뒀다.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브랜트 스니데커가 이날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로 선두로 치고 나갔다. 최경주는 합계 2오버파 218타를 치며 공동 28위로 내려앉았다.
○우즈 “2야드 뒤에서 쳤다” 인정
문제의 발단은 2라운드 15번홀(파5) 경기였다. 우즈는 홀까지 87야드를 남긴 위치에서 세 번째 샷을 쳤다. 홀을 향해 날아가던 공은 깃대를 맞고 뒤로 튀어나오며 그린 아래쪽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골프규칙 26-1에 따르면 워터 해저드에 공이 빠졌을 때 1벌타를 받은 뒤 세 가지 플레이 중 택일할 수 있다. ▶골프규칙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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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중계방송을 보던 한 시청자가 경기위로 전화를 걸어 우즈가 원래 위치보다 뒤에서 공을 쳤다고 제보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경기위는 즉각 경기 동영상을 검토한 뒤 15번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우즈가 라운드를 끝내기 전 경기위는 우즈의 플레이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우즈는 2라운드 1언더파 71타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경기가 끝나고 우즈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세 번째 샷을 한 곳보다 2야드 정도 뒤에서 쳤다”고 시인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경기위는 12일 밤 10시에 다시 골프장에 나가 상황을 재검토했고 13일 오전 8시 우즈를 만나 그의 소명을 들었다. 이후 프레드 리들리 마스터스 경기위원장은 “우즈가 잘못된 곳에 공을 드롭해 골프규칙 26-1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2벌타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코어카드를 잘못 작성한 우즈는 대회 실격 위기를 맞았다. ○위원회 재량으로 실격 면제
이에 대해 일부 골프 선수와 언론들은 우즈를 배려한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타이거 룰’이라는 새로운 규정이 생긴 것 같다”며 “그것은 선수가 잘 모르고 룰을 위반해도 벌타만 받고 실격되지 않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우즈는 경기위가 면죄부를 주기 전에 스스로를 실격시켰어야 한다”며 “그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그것은 더러운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닉 팔도는 “지금은 새로운 규칙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 우즈는 새로운 규칙에 맞춰 플레이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