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CP 판매한 증권사 항소심 "손해배상 의무 없다"

1심 판결 뒤집어…투자자 패소
LIG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증권사는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손해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증권사의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1부(부장판사 김창보)는 17일 LIG건설 CP 투자자 서모씨가 판매사인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증권사 책임을 30%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씨의 이전 투자 성향을 고려하면 CP의 투자위험성에 대해 판단할 정도로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증권사가 신탁계약 체결을 권유했다고 해도 적합성 원칙에 위반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또 “증권사가 신탁계약 체결 당시 LIG건설 신용등급이 ‘A3-’임을 고지했고, 증권사 측은 신탁계약 체결 무렵 신용평가기관이 작성한 LIG건설에 대한 신용평가서를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가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증권사는 설명 의무를 위반했고 CP를 판매하는 데 있어 금융 소비자가 오인할 만한 홍보를 했다고 본다”며 우리투자증권에 30% 책임을 물은 바 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에 걸려 있는 소송은 총 6건으로 2011년 12월 첫 판결에서 법원은 우리투자증권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60% 배상책임을 물었다. 이후 2심에서는 책임 한도를 30%로 낮췄다. 우리투자증권은 곧바로 상고했고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3건은 1심에서 피해자 청구가 기각돼 2심이 진행 중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