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가·대체투자·헬스케어…'특화 MBA' 나도 해볼까

단순 MBA만으론 한계
전문역량 인재 선호 추세

경영전문대학원
특화 과정 잇단 개설

中·싱가포르 현지 대학과
해외 복수학위제도 인기
사회적 기업 제로디자인의 김영진 대표는 지난 2월 KAIST 경영대학에 개설된 사회적 기업가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에 입학했다. 김 대표는 캄보디아에 단기 선교를 갔다가 빛이 없어 생활이 불편한 현지인들을 보고 태양광 전등 렌털 사업을 생각해냈다. 그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체화하는 과정에 전문적인 경영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 사회적 기업가 MBA에 지원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경영학에 전문 분야 교육을 추가한 ‘특화 MBA’ 과정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KAIST 경영대학이 SK그룹과 함께 사회적 기업가 MBA를 지난 2월 시작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서울과학종합대학원 (aSSIST)이 대체투자 MBA를, 한양대 경영대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융합 과정인 컨버전스 MBA를 출범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화여대가 병원 경영에 초점을 맞춘 헬스케어 MBA를 개설하는 등 특화 과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불황에 대비한 맞춤형 인재 양성

KAIST 경영대학원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가 MBA’에는 대기업 직원, 대학 연구원 등 총 25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미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도 제대로 된 경영을 위해 이 과정에 참여했다. 중고상품 공유 장터를 운영하는 자락당의 김성경 대표, 신진 예술가를 대중에게 홍보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 위누의 허미호 대표 등 5명이 다니고 있다. aSSIST는 미국에서 헤지펀드 매니저와 교수 등으로 활동한 정삼영 미국 롱아일랜드대 경영대 교수를 학과장으로 영입해 ‘대체투자 MBA’ 과정을 개설했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파생상품, 곡물 등 상품, 부동산 등 투자에 관한 과정들로 주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한양대 컨버전스경영 MBA는 인터넷, 모바일 등 ICT와 방송 등 미디어의 융·복합을 전문적으로 다
루는 과정이다. 김종우 책임교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집단 지성, 미래 사회의 기술 등의
과목을 통해 미래 산업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도 특성화 과정이 대세경영전문대학원들이 특화 과정을 개설하는 것은 MBA 학위 소지자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데 대한 만
회 전략으로 해석된다. 2008년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후 지속되는 불황 탓에 미국 MBA 졸업 3
년차들의 2011년 연봉은 2008년 대비 4.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줄리아 타일러 미국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 (GMAC) 수석부회장은 “기업들이 경영학에 브랜드 관리나 정보 분석 등 전문적인 역량을 더한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MBA 스쿨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AC에 따르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 경영에 활용하는 정보분석 MBA가 작년 9월 뉴욕주립대를 비롯한 미국 8개 경영전문대학원에 개설됐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경영대는 교내 정책대학원과 연계해 ‘소통-리더십 특화 과정’을 개설했고 영국 런던금융대 (LSBF)는 브랜드경영MBA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복수학위도 관심 늘어국내 경영대학원들이 해외 유수 MBA들과 함께 운영하는 복수학위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협정 대학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MBA 외에 다른 전공의 석사를 딸 수 있는 과정도
늘어나고 있다. 복수학위제는 협정을 체결한 국내와 외국 대학에서 교육 과정을 나눠서 이수하고 두
학교에서 각각 졸업장을 받는 것이다. 현지 대학에 입학·졸업하는 효과와 함께 해외 생활에 적응하는
기회도 제공받는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경제의 부상과 함께 중국 대학들과의 복수학위가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경
영전문대학원은 중국 상하이의 푸단대와 CAUFUDAN MBA, CAU-FUDAN 파이낸스 등의
복수 학위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S3 Asia MBA는 중국 푸단대 및 싱가포르국립대와 함께 개설한
3개국 공동 MBA 프로그램으로 모든 재학생이 푸단대, 싱가포르국립대, 고려대에서 각각 한 학기씩
강의를 듣고 이 중 2개 대학에서 복수학위를 취득 할 수 있다.

분야별로 해외 유명 대학과 복수학위 제도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KAIST 경영전문대학원은 회
계·법률·금융·미디어 등 전공별로 세계적인 MBA와 복수학위 제도를 운영한다. 금융은 미국 로체스
터대 사이먼스쿨 및 영국 런던대 카스비즈니스스쿨과, 회계는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과 각
각 복수학위 과정을 만들었다. 이화여대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텍사스주립대 댈러스(UTD), 프랑스
IESEG경영대, 파리1대학(소르본) 등과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