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PC방 전면금연' 불똥 "폐업늘어 PC 매출 더 줄어들텐데…" 상인들 한숨
입력
수정
앞서 금연제 도입한 대만, 2년 만에 PC방 절반 폐업
6월 시행 앞두고 전전긍긍

용산전자상가 내 PC 조립 업체 PC삼의 이종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평소 1주일에 10통도 안 오던 폐업처리 문의가 지난주 140~150통으로 늘었다. 지난 16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중 PC방 전면 금연 유예안이 심사 대상에서 빠지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오는 6월8일부터 PC방 커피전문점 등에서 전면 금연이 실시되고, PC방의 절반가량은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 대표는 “매출의 상당 비중을 PC방에 의존하는 용산전자상가의 PC 관련 업체들 역시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면초가 PC방

○후폭풍 맞는 용산전자상가
용산전자상가에 입주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4000여개가 컴퓨터 관련업체라는 게 유만식 선인상가컴퓨터상우회장의 설명이다. 한 조립PC판매점의 사장은 “용산전자상가 내 대다수 PC 업체는 매출의 70% 이상이 PC방에서 나온다”며 “상당수 PC방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하이마트 같은 전문 양판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PC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용산전자상가의 PC 업체들은 급격한 사양길을 걸어왔다. “그나마 PC방 매출이 있어 버텼는데 그마저도 없어지고 있으니 막막하다”(이종수 대표)는 말은 과장된 게 아니다. 이미 용산전자상가에는 ‘PC방 금연’의 회오리가 거세다. 최초의 용산전자상가 건물인 나진상가의 경우 18동 2층에 있는 120개 점포 중 절반인 60개 점포가 21일 문을 닫았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과 가까워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선인상가는 총 1530개의 점포 중 92개가 점포가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60개 정도가 비어 있던 것에 비해 사정이 더 악화됐다.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우리부동산 장경애 대표는 “컴퓨터 수리업을 하던 한 상인이 최근 대리석 제조 기술을 배운다며 떠났다”고 말했다.
송종현/강진규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