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인상 철회한다

공정위 가격 담합 조사에 7개 업체 동결 결정
시멘트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가격담합 조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23일 오전 유진기업 삼표 등 주요 레미콘 업체와 건설사들에 공문을 보내 올해 시멘트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통보했다. 공문은 ‘올해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관련 업계의 어려움’을 가격 동결 이유로 내세웠다. 레미콘 업체들에 인상된 가격으로 보냈던 세금계산서 등은 무효 처리하기로 했다. 한 시멘트 제조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한 데다 공정위 조사가 이번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제조사들은 ‘손실 누적’과 ‘유연탄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주장해왔다. 라파즈한라를 제외한 국내 시멘트 6개사의 2007년부터 6년간 누적 손실은 9701억원에 달한다. 시멘트 제조사들은 ‘올해 시멘트 가격을 9~10% 인상하겠다’며 지난 2월부터 레미콘업체와 건설사에 인상된 가격(t당 8만1000원대)으로 세금계산서와 공문을 보냈다.

건설업계와 레미콘 업계는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해 가격’만 결제해 논란이 됐다. 공정위는 이달 초 시멘트 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시멘트 업계는 1998년과 2003년에도 가격담합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