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안방 챔피언' 도전"…양용은·배상문 등 25일 출전

한국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늘 초청해줘서 감사하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는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가 끝나고 일찍 한국에 들어와 이 대회를 준비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양용은)

‘바람의 아들’ 양용은(41·KB금융지주·사진) 등 한국 골프선수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유러피언투어 대회에서 첫 한국인 우승에 도전한다. 25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7281야드)에서 개막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220만5000유로·약 32억원)에서다. 아시아투어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가 공동 개최하는 이 대회는 KPGA투어의 개막전이기도 하다. 올해로 여섯 번째 맞는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이 이 대회 첫 한국 선수 우승을 향한 선봉에 섰다. 그는 1회 대회부터 2009년 한 번을 제외하고 매년 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최고 성적은 작년 공동 15위에 그쳐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양용은은 23일 블랙스톤G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연습 라운드를 해보니 두 번째 샷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코스는 그린 면의 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두 번째 샷으로 공을 어느 위치에 가져다 놓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퍼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양용은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인데 퍼트가 예전처럼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연습라운드에서 퍼터 2개를 들고 고민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 그는 “그린 스피드가 마스터스 대회보다 느리다”며 “무게감이나 그린 스피드를 고려할 때 어떤 것을 들고 나가는 것이 좋을지 내일 프로암을 해보고 나서 정하겠다”고 했다. PGA투어 2년차를 맞은 배상문(26·캘러웨이)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슬럼프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상금왕 김경태(27·신한금융지주)도 출전해 한국인 최초 우승에 도전한다.

2008년 시작된 이 대회는 아직 한 번도 한국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다. 2008년에는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2009년 통차이 자이디(태국), 2010년 마커스 프레이저(호주), 2011년 리 웨스트우드(영국), 그리고 작년에는 무명의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톱랭커도 다수 출전한다. 2010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유러피언투어에서 통산 8승을 올린 폴 로리(스코틀랜드)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다. 2011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폴 케이시(잉글랜드), 내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연합팀의 대항전)에서 유럽팀 단장을 맡은 폴 맥긴리(아일랜드) 등도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