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 재능기부 단체 '창조와 혁신' 26일 출범 "성공은 나라가 뒷받침한 덕분…재능 나누는 게 당연"

'창조와 혁신' 재능기부 이끄는 사람들

현명관·이경숙 씨 등 공동대표
청년 취업·창업·해외진출 컨설팅
"저성장은 기업가정신 퇴색 때문"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10년의 공직 생활, 40년의 직장 경험 모두 국가와 사회가 나에게 투자해 이뤄진 것입니다. 그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나누는 것이 사단법인 ‘창조와혁신’의 목표이자 사명입니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사진)이 각계 원로들과 함께 조직한 창조와혁신이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다. 창조와혁신은 청년 창업·취업 지원, 중소기업 해외 진출 컨설팅, 한국식 경영모델 연구 등을 하는 재능 기부 단체다.
현 전 회장과 박내회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진철평 뉴코리아진흥 회장, 방찬영 카자흐스탄 키맵대 총장 등이 공동 대표를 맡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고문으로 활동한다. 이금룡 옥션 창업자(창업·청년취업),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문화·예술) 등 13개 부문 60여명의 전문가를 회원으로 확보했다.

현 대표를 지난 23일 서울 연희동 창조와혁신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이 단체의 활동은 봉사가 아닌 책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은퇴한 뒤 쉬면서 생각해 보니 내 경험을 그냥 묵히는 것은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 친구들도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해 주고 싶어 하더군요. 창조와혁신이 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의무는 세대 간 갈등 해결입니다. 지역 갈등, 이념 갈등에 이어 지난 대선에서 세대 갈등이 심각하게 불거졌죠. 우리 같은 시니어들이 나서서 젊은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조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예컨대 창조와혁신 회원 중에 호텔업계 경험자가 있다면 대학 호텔경영학과와 호텔 간 인턴과 교육, 취업 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방식으로 취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현 대표는 설명했다. 또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중소기업이 도움을 청하면 해당 시장에서 근무해 본 회원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동원한다는 것이다.

창조와혁신은 새 정부의 청년 해외 취업 정책인 ‘K무브’에도 자문 기구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 ‘현명관·박내회의 경영 교실’ ‘박승의 정책 교실’ ‘이경숙의 리더십 교실’ 등 회원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해당 분야 노하우를 전하는 상설 강의를 개설하고 교육 기부 활동에서 나설 방침이다. 현 대표는 한국식 경영 모델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체제 이후 15년 동안 저성장 늪에 빠져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건 핑계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업가정신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했다고 하는데 그건 결코 경쟁력이 될 수 없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국적인 특성이 더해져야 합니다.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기업가정신, 인재에 대한 투자, 유교적인 기업 문화 등 한국 기업의 강점을 경영 이론으로 정립할 계획입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