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선거] '친박 핵심' 김무성·이완구 컴백…새누리 권력구도에 큰 변화 예고

여권 '재·보선' 영향

김무성, 당·청간 중심 잡고
이완구 '충청권 맹주' 경쟁
친박계 파워게임 가능성도

< 당선 스티커 붙이는 새누리당 >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4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무성 이완구 후보에게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4·24 재·보선에서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김무성 후보와 충청권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이완구 후보 등 여권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당선되면서 새누리당 권력 지형의 새판짜기가 예상된다. 친박계 중진급인 두 당선자가 향후 ‘친박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며 소통 강화 등 당·청 관계의 변화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당선자는 당장 당 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친박 핵심 중에 5선 이상은 없다. ‘원조 친박’이었다가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이른바 ‘탈박’ 후 ‘복박’한 김 당선자는 당내 친박·비박 의원들과 두루 친하다. “친박이면서도 청와대에 할 말은 한다”는 당내 초선과 쇄신, 중도 성향 의원들의 요구까지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4일 “김 후보의 당대표 출마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이다.

김 당선자의 복귀는 당내 친박 의원들의 세력 결집을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장·차관이나 청와대 보좌진 등 핵심 보직을 친박계가 차지하지 못하면서 나온 당내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대부로 불리는 서청원 전 의원이 이미 이달 초 새누리당에 복당해 상임고문단에 합류한 만큼 원내에서는 김 당선자, 원외에서는 서 상임고문이 무게 중심을 잡고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을 도울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다음달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원조 친박’ 최경환 의원까지 당내 지도부에 가세한다면 여당과 청와대 간 정책 공조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친박계 중진의원들 간 파워게임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충남도지사를 지낸 이 당선자의 국회 입성도 당내 역학구도 재편의 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3선 의원으로 복귀한 이 당선자가 ‘충청권 맹주’ 자리를 차지할지가 관심이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들어온 이인제 의원과의 경합 여부도 주목된다. 당에서는 이 당선자가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내 여당 세몰이를 할 수 있는 중심축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두 인사는 국회에 입성해도 당분간 낮은 자세를 취하며 당내와 정치 지형을 살펴보면서 움직일 것”이라며 “올해 10월 재·보선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세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