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인텔·MS 등 IT 기업 둥지…'中 실리콘밸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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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장률 13%' 중국 청두 가보니
인재 많고 인건비 저렴 인기
100여개 대형빌딩 공사 분주


인구 1400만명의 청두는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의 촉나라 수도로 잘 알려졌다. 2000년부터 시작된 서부대개발로 도로 철도 공항 등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중국 서부의 기술·교역·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청두의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은 13.0%를 기록했다.
청두는 베이징 상하이 등 해안 지역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우수한 인력, 정부 지원 정책에 이끌려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들면서 최근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남부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톈푸 신도시’ 내 소프트웨어 파크. 제너럴일렉트릭(GE) IBM 인텔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지멘스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 알카텔 델 등 외국 기업과 레노보 화웨이 ZTE 같은 중국 기업 등 300개가 넘는 세계적인 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세계에서 팔리는 애플 아이패드의 대부분이 청두에서 조립되고 인텔은 칩의 절반가량을 이곳에서 생산한다.
청두에는 51개 대학에 57만명의 대학생이 재학 중이다. 각 대학에서는 매년 평균 3000명 안팎의 석·박사 학위자를 쏟아낸다. 고급 인력을 잡으려는 외국 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산학협동도 활발하다. 크리스틴 듀 톈푸 소프트웨어 파크 최고경영자(CEO)는 “입주 기업에 연구시설과 자금을 공유할 기회와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한다”며 “상하이나 베이징보다 인건비가 30%가량 싸고 1인당 생산성도 좋은 편이어서 기업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청두시가 주관하는 진장구 판청강 지구 6만9300㎡에 백화점 호텔 대형마트 영화관 테마파크 등이 들어가는 ‘롯데타운’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은 2011년 7월 선하증권 등 각종 서류와 데이터베이스 처리의 중심 기능을 하는 센터를 세웠고, 우리은행은 작년 1월 청두지점을 개설했다. 토머스 탕 청두 하이테크 개발·계획구 국장은 “청두는 서남아·동남아·유럽 시장에 접근하기 좋고 내륙이지만 인근에 항구도 있다”며 “우수 인력이 많고 경제성장률도 높아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청두=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