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만에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 中企 "원산지 증명 애로 많다"…朴 "119처럼 알려주는 시스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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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토론장'된 청와대…무슨 말 오갔나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는 △투자 활성화 대책과 △엔저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원 대책에 중점을 뒀다. 사업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인들의 호소에 대통령과 장관들이 직접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른바 ‘트러블 슈팅(즉석에서 해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朴 "규제완화는 돈 안들이고 성장률 높여"
申 금융위원장 "은행 보증수수료 없애겠다"
陳 복지 "국회 설득해 원격진료 허용 노력"
무역투자진흥회의가 처음 열린 것은 박정희정부 때인 1965년이었다. 1979년 이후 34년 만에 다시 회의가 상설화됐다. 다음은 토론 내용 요약. ◆무역금융 애로 해소
▷박지수 대동아이템 대표=국내 은행은 외부적 위험 부담이 전혀 없는 선수금 환급보증(RG)을 하면서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과다한 보증수수료는 물론 100%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정책금융기관이 나서도록 하겠다. 우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선수금 환급보증을 확충하고 보증수수료 문제는 전수 조사 후 부당한 사례가 발견되면 임기 내 과감히 철폐하도록 하겠다.
◆엔저 피해 대책
▷정화영 로즈피아 대표=최근 엔저로 인해 화훼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신규 환변동보험을 검토하겠다. 물류비 부담 완화, 금융 지원 확대와 함께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 지원을 늘려나가겠다.
▷박 대통령=시장 다변화를 위해 정부가 시장 수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진출시 어려움도 파악해 원스톱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
◆자유무역협정(FTA) 기회 활용 ▷이재진 심팩 대리=FTA 체결 국가마다 원산지 증명 기준이 달라 행정 기준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이 있었으면 한다.
▷백운찬 관세청장=맞춤형 컨설팅을 전국 세관에서 시행 중인데, 더욱 확충하겠다. 올해 원산지 관리사 시험을 더 확충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 대통령=기업마다 원산지 증명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내용이 다양한데, 119에 전화 걸듯 곧바로 연락하면 상세하게 알려주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 방법은 없나.
▷한덕수 무역협회장=무역협회 직원과 공무원들이 합동 근무하고 있는 FTA 종합지원센터라는 곳이 있다. 그 전화번호(1566-5114)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 분야 애로 해소
▷안수원 레드로버 이사=대통령님께 떼쓰는 심정으로 왔다. 내년 1월17일 미국 3300개 상영관에서 우리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 주인공 캐릭터 셜리가 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있는데, 만약에 대통령님께서 이런 걸 가슴에 달고 자랑스럽게 나와주신다면 미키마우스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레드로버가 성공해야 다른 기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
▷박 대통령=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와서 얘기를 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
◆융복합 관련 규제 개선
▷장중근 나노엔텍 대표=원격진료가 가능한 소형 의료진단기기를 개발해 생산, 수출하고 있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시골 오지에 계신 많은 어르신이 도시에 나오지 않아도 언제든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법은 대면진료만 허용하고 의사와 환자, 혹은 의사와 간호사 간의 원격진료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그 의료기기야말로 창조경제를 잘 설명하는 것 같다. 설득의 문제가 남았다. 국회를 잘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 ◆박 대통령 마무리 발언=국민경제의 규제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0% 가까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적이 있다. 규제 완화는 돈을 들이지 않고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해관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