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노을 보며 티샷…1만 그루 소나무 둘러싼 '명품 코스'

스토리가 있는 골프장 - 충남 당진 파인스톤GC

폐염전에 흙 300만톤 뿌려…봄·가을에 그린 콘서트 열어
충남 당진시의 파인스톤GC는 폐염전 위에 1만3000그루의 소나무와 100여종의 꽃을 심어 조성됐다. 사진은 스톤 코스 9번홀 전경. /파인스톤GC 제공
충남 당진시에 있는 파인스톤GC(18홀)는 2일로 개장한 지 딱 5년이 됐다. 폐염전으로 쓸모없는 땅이었던 이곳은 골프장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양질의 흙 300만이 뿌려졌고 페어웨이 곳곳에 15~20년된 1만3000그루의 소나무가 옮겨져 뿌리를 내렸다. 허허벌판이었던 과거 모습은 이제 상상하기도 힘들다.

염전 자리에 들어서다보니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평지 코스로 조성됐다. 코스 설계는 잭 니클라우스 설계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펙이 맡았다. 펙은 렉스필드CC 설계자이기도 하다. 코스 설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덕일까. 국내 골프 전문 잡지들로부터 10대 퍼블릭 코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스 전장은 7339야드로 파인(3726야드)과 스톤(3612야드) 코스로 이뤄져 있다. 평지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바위, 계곡과 능선, 야산, 호수 등이 어우러져 밋밋함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코스 곳곳에 116개의 벙커, 해저드 등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전략적인 골프를 요구한다. 100여종의 나무와 꽃들은 라운드의 맛을 더해준다.

파인코스 1번홀과 6번홀은 함께 그린을 사용하고 있다. 그늘집 다음 홀인 6번홀은 그린 앞에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방심할 경우 ‘스코어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7번홀(파3)에 가면 그린 앞 벙커에 있는 팽나무 고목이 눈길을 끈다.

마치 고요한 정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8번홀(파5)은 유일하게 그린이 두 개다. 왼쪽 그린에 핀이 꽂혀 있으면 그린이 ‘아일랜드 그린’으로 변해 그린 공략이 힘들어진다. 스톤코스 4번홀(파5)은 가장 아름다운 홀로 뽑히지만 스코어를 내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8번홀(파3)은 아일랜드 그린을 품고 있다. 운좋게 낙조 때 티박스에 서면 환상적인 저녁 노을을 접할 수 있다.

코스 내에 OB는 없다. 다른 홀로 가도 옆에 가서 치면 된다. 골퍼를 골탕먹이려는 인위적인 어려움은 없어 자신의 핸디캡에 상응하는 스코어가 나온다. 야간 라운드가 가능해 마지막 팀이 저녁 7시에 나가기도 한다. 밤 늦도록 화려한 조명이 골프장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봄과 가을에는 골프장에서 그린콘서트를 연다. 4일 오후 7시30분 골프장 내 야외 특설무대에서 당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선율을 선사한다.

파인스톤이 ‘명물’이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스톤 파크 골프 빌리지’ 때문이다. 178㎡(54평형) 48실, 205㎡(62평형) 48실, 251㎡(76평형) 12실, 334㎡(101평형) 4실 등 총 112실이 들어서 있으며 유럽 스타일의 최고급 인테리어를 갖췄다. 대형 창을 통해 골프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각 골프장들이 지은 ‘골프텔’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서울 강남에서 1시간40분이면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다.

당진=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