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식산업도시 대구] 산업용 소재 개발 매진…대구 섬유산업 10년만에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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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개발연구원 직원이 촉감을 높이는 사가공준비기를 가동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305/AA.7424025.1.jpg)
대구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성재섬유(대표 권성열)는 산업 현장용 안전화의 내답판(발바닥을 보호하는 철판)을 섬유로 대체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원단 두께가 3.3㎜로 얇아 가볍고 부드럽지만 단단하기는 철판 못지않다. 안전화 기준인 무게 100㎏을 견디고 못이나 송곳에 찔려도 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회사는 2년여 동안 매달려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이중으로 겹쳐 만든 새로운 산업용 섬유를 개발했다. 권성열 대표는 “제품이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20억여원인 이 회사는 이번 신제품 개발로 올해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문이 꾸준히 늘어 내년 상반기에는 인력충원과 함께 달성군 현풍면에 위치한 대구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로 공장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이 회사처럼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대구의 대표산업인 섬유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여년 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기업들이 끊임없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다. ○불황 벗어나 부활 청신호
![](https://img.hankyung.com/photo/201305/AA.7426157.1.jpg)
○섬유, 첨단의 옷으로 부활
메모리 원단을 생산하는 신흥통상(대표 이동수)은 손으로 구기면 구겨지지만 문지르면 다시 펴지는 메모리 섬유 개발로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등의 직물을 주로 생산하다 2007년 고밀도 초박지 교직물과 메모리 섬유를 탄생시켰다. 이 제품들은 생산량의 98%를 수출하고 있다. 이 중 80%는 유럽으로, 나머지는 미국과 기타 국가로 수출된다. 자체 브랜드인 ‘모노텍스’로 연평균 교직물 600만야드, 메모리 섬유 400만야드 등 1000만야드를 생산하고 있다.
의류용 직물에 있어 초경량·극세사 제품, 전후방 가공기술에 의한 기능성 제품 등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성안(대표 박용관)은 아라비안 로브직물(중동 전통 남성복용 합섬직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라비안 로브직물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쿠웨이트, 예멘, 아랍에미리트 등 이슬람 국가에서 남성용 아웃웨어 소재로 쓰이고 있다.
스포츠 의류직물 생산업체인 ST원창(대표 채영백)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직물인 ‘제닌텍스(ZENINTEX)’를 브랜드화해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적인 의류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수출도 매년 20~30% 급증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 등은 2018년까지 1400여억원을 들여 슈퍼섬유 융합사업을 육성한다. 원천 연구시설 확충을 위한 소재가공센터도 짓고 있다. 연구원은 지역 산업용 섬유수출이 2010년 1억5000만달러에서 2015년 4억5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식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그동안 쌓은 섬유 기술과 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따라 산업용 섬유 개발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계속사업인 청년층 취업 인턴 사업을 비롯해 50대 이상 중년층 취업 인턴 사업을 추진, 회원사들로부터 호응을 얻었으며 벤처지식클럽 운영 등을 통해 회원사 교류 증진에도 힘써왔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