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LG 부산 데이터센터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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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 입주 문의 잇따라…2016년까지 추가 확장부산 강서구 미음지구에 들어선 LG CNS 데이터센터. 땅 속엔 지름 2m의 거대한 고무기둥 96개가 건물을 떠받치고 있다. 리히터 규모 8.0 이하의 지진을 흡수할 수 있는 면진 설비다. 건물을 이들 고무기둥 위에 띄워놓은 형태로 지진 충격파로부터 건물 안의 서버에 저장된 각종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
초강진이나 쓰나미(지진해일)에도 끄떡없는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LG CNS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7일 문을 열었다. 개관식에는 구본무 LG 회장과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허남식 부산시장, 김대훈 LG CNS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사장은 “국내 최초로 진도 8 이상의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설계 등 한차원 높은 기술을 적용했다”며 “앞으로 시설을 추가로 확장, 해외기업을 유치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보기술(IT) 메카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지진 문제 없어” 일본기업 북적
이번에 완공된 데이터센터는 지상 5층, 연면적 3만2000여㎡(9700여평) 규모로 7만2000대의 서버가 들어간다. 거대한 면진 구조로 건설한 것은 일본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2011년 대지진을 겪은 일본 기업들은 최근 안전한 데이터 관리 및 보관을 위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도 LG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일본 건축설계회사인 니켄셋케이를 비롯 입주를 협의 중인 일본 통신기업 등 7개사가 참석했다. 니켄셋케이의 이지해 한국지사장은 “일본 기업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 CNS가 부산을 입지로 택한 이유도 일본과 가까워서다. 부산은 1990년 이후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기계 정밀도에 영향을 주는 황사도 거의 없다. LG CNS는 바다에 인접한 입지를 고려해 만약의 쓰나미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해발 6m 이상의 높이에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LG는 현재 데이터센터에 카카오톡 등 10여개 국내외 기업이 입주해 있다고 밝혔다. LG CNS는 일본 NTT와 싱가포르 금융사 등 30여개 기업과 입주를 협의 중이다.
◆바람으로 식힌다…친환경 기술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가 부상하며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2012년 171억달러에서 2016년에는 414억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확장에는 걸림돌이 있다. 시설 특성상 ‘전기 먹는 하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 CNS 데이터센터의 7만2000대 서버에 필요한 전기만 4만킬로볼트암페어(KVA)에 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LG CNS는 최첨단 친환경 기술을 곳곳에 적용했다.
센터 내부 전산실의 천장에는 일렬로 구멍이 뚫려 있다. 바람 통로다. 서버 발열로 뜨거워진 공기가 이곳을 통해 배출된다. 여름철에도 전기료가 싼 야간에 물을 얼려 냉각에 활용하는 ‘빙축열’ 시스템을 이용한다. 윤 차관은 “데이터센터는 컴퓨터가 숨쉬고 활동하는 곳”이라며 “창조경제의 기본은 컴퓨터가 운영되는 데이터 핵심 시설에 있는 만큼 창조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선진기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