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씨티·SC·기업銀, 부실채권비율 '껑충'
입력
수정
총 부실채권 20조 돌파올해 1분기에만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이 2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STX건설과 썬스타 등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관련 채권이 대거 부실화된 결과다.
1분기에만 2조원 증가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 잠정치’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18조5000억원)보다 2조원 늘었다. 부실채권 잔액은 2009년 말에는 16조원에 머물렀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24조8000억원까지 급증한 뒤 20조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분기 중 은행권이 정리(상각)한 부실이 3조6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4조2000억원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소기업 부실이 3조1000억원으로 대부분이다. 가계여신의 부실 발생은 1조2000억원으로 비중이 작았다.
이에 따라 은행의 3월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평균 1.46%로 3개월 만에 0.1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2.13%)이 0.16%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여신 부실채권 비율도 0.78%로 소폭(0.09%포인트) 높아졌다. 주택경기가 부진한 데다 소득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 비율(1.67%)도 같은 이유로 작년 말보다 0.19%포인트 급등, 2006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신용카드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가계소득이 줄면서 카드 연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부실채권 규모가 3000억원으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증가세가 가팔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제주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작년 말에는 1.49%였는데 3월 말에는 2.15%로 0.66%포인트 높아졌다. 또 우리은행(0.32%포인트 증가), 씨티은행(0.25%포인트), SC은행(0.24%포인트), 기업은행(0.22%포인트) 등도 상승폭이 컸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