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조경제 1조5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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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과학상 수상 토대 마련…ICT · 기초과학 · 소재기술 육성삼성이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아젠다인 ‘창조경제’ 구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대학과 중소·벤처기업, 연구소 등의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연구에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재단' 설립
연구성과는 모두 연구자 것
상업화·상용화도 적극 지원
삼성은 과학기술인재 육성과 벤처·창업 지원 등 또 다른 창조경제 지원 프로젝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앞서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등도 창조경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기로 한 만큼 다른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다음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세운다고 13일 발표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국가 차원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미래 준비가 절실한 시점에 재단을 통해 국가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재단에 올해 3000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5년간 모두 7500억원을 출연한다. 이어 일부 사업을 보완해 2022년까지 5년간 7500억원을 더 보탤 계획이다. 출연금은 전액 삼성전자가 부담한다. 이 자금은 △물리·화학·생명과학·수학 등 4대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 융합형 기술 등 3대 분야 연구에 쓰인다.
재단은 다음달 지원 내용을 공고한 뒤 오는 7월까지 제안서를 받아 10월에 최종 지원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국적의 대학 교원과 국·공립연구소 연구원, 중소·벤처기업 연구원 등이 응모할 수 있다. 삼성은 잠재력 있는 신진·중견급 연구자,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리더급 연구자에 대해선 재단에서 임의로 대상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대 재단 이사장은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가 다른 연구개발 지원 사업과 차별되는 점은 연구결과물의 소유권을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아닌 연구자가 갖는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연구개발 지원 조건으로 투자자 측에서 결과물을 공유했지만, 이번엔 순수하게 연구비용만 지원한다. 10년간 내놓는 1조5000억원의 출연금 전액 소진을 목표로 기초과학 육성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길영준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은 “국가가 하기 어려운 것, 위험이 크거나 혁신적인 것들을 해보려는 게 재단 설립의 목적”이라며 “출연금 회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다만 연구결과물의 상용화, 사업화에 대해서는 적극 도울 방침이다. 삼성은 이번 재단 설립 외에도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재단 설립은 일부”라며 “추가로 할 게 있으면 그때그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검토 중인 계획은 소프트웨어 등 과학기술인재 육성과 창업·벤처 지원 등이 꼽힌다.
앞서 현대차와 SK 등도 최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연이어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2017년까지 500개 기업의 창업을 돕고 2500개의 새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 오디션’ 등을 확대 운영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도 앞으로 3년간 ICT 융합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고화질 원격진료 시스템 등 신산업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올해 300억원을 투입해 만 45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에 ICT를 접목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펀드도 16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현석/전예진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