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야구가 떴다…기업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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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KIA·롯데, 유니폼 광고 외부에 개방‘프로야구 9개 구단 750만 관중시대’에서 ‘10개 구단 1000만 관중시대’로….
기아, KBO 자동차부문 공식 스폰서 계약
한국GM, 쉐보레 브랜드 출범후 SK 후원
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최고 인기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프로야구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30일 1군에 데뷔한 NC다이노스(창원)를 포함해 9개 구단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10개 구단으로 늘어난다. 올해 창단하는 KT위즈(수원)가 내년에는 2군, 2015년에는 1군 무대에 선다. 프로야구가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750만 관중 목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개막 전 올 시즌 관중 목표를 총 753만8600명(경기당 1만3088명)으로 잡았다. 지난 시즌(715만6157명·경기당 1만3451명)보다 38만2443명(5.3%)이 증가한 수치다. 전체 경기 수는 지난해 532경기에서 올 시즌 9구단 체제가 되면서 576경기로 늘어난다. 하지만 홀수 팀 체제에서 한팀은 쉬어야 하기 때문에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관중 증가폭의 수위를 5%대로 잡은 것.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를 누리며 지난 4년간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돌파해 왔다. 홀수 구단 체제로 인해 경기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목표치 달성은 대단한 수확이다. 구단별 관중유치 목표를 살펴보면 두산베어스가 1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한 지붕 라이벌 LG트윈스는 120만 관중을 목표로 내걸었다. ‘구도(球都)’ 부산의 롯데자이언츠는 115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와이번스도 107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센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는 60만 관중을 목표로 내걸었고 삼성라이온즈는 55만명, 한화이글스는 53만1000명이다. 신생팀 NC는 53만7600명이 첫 시즌 관중 목표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700만 관중시대를 연 뒤 800만 관중으로 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1000만 관중은 아직 꿈이라는 의견도 많지만 2015년 10구단 KT가 1군에 진입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구 100만의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는 최근 팀 이름을 ‘KT위즈’로 결정하고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1000만 관중 동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도 많다. 10개 구단의 경기력이 향상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구단이 공격적이고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등 마케팅 활발
기업들도 프로야구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약 10억원에 이르는 선수 유니폼 광고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모기업 계열사 중심의 광고가 대부분이었던 유니폼에 최근 외부 기업의 광고도 눈에 띈다. 최근 몇 년간 두산, KIA, 롯데는 유니폼 광고를 외부에 개방해 KB국민카드·대화제약(두산), 금호타이어(KIA), 넥슨(롯데)을 유치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가 KBO와 자동차부문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차량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출범 이후 SK와이번스를 후원하고 있고, 잠실야구장과 인천 문학야구장, 창원야구장에 브랜드 광고를 한다.
보험사도 각 구단의 중요한 후원사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같은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로고를 유니폼, 헬멧, 모자 등에 달았고 본부석 광고보드에도 노출했다. 한화, 롯데도 같은 계열사인 한화생명, 한화손보, 롯데손보 광고를 유니폼과 경기장 곳곳에 부착했다. 계열사가 없는 구단은 주요 보험사가 장악했다. 현대해상은 넥센 히어로즈 창단 뒤 헬멧, 경기장 등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신한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 우리아비바생명 등도 나머지 구단의 유니폼, 헬멧, 경기장 등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주류업계도 프로야구 마케팅에 열성적이다. 버드와이저는 올해 서울 잠실과 목동, 광주 무등, 부산 사직 등 전국 주요 야구 경기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오비맥주도 ‘카스 후레쉬 야구 스페셜 패키지’를 내놓고 야구 팬을 유혹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