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제주 쇼핑'…'왕서방' 땅 50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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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자이민 시행 3년
외자 유치 14개 사업 중 12개…5조4938억원이 중국계 자본
"고용 창출효과 크지 않다"
일부 도민, 난개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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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의 ‘바이 제주(buy Jeju)’ 열풍이 거세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중국 자본도 제주로 밀려오고 있다. 2009년 25만8418명에 불과하던 중국인 제주 관광객은 작년 108만4048명으로 3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7% 늘어난 34만5957명에 이른다.
지난달 말까지 제주에 투자를 확정한 외국 자본은 14개 사업, 5조6726억원 규모다. 이 중 12개 사업에 투자한 5조4938억원이 중국계 자본이다. 그것도 2010년 2월 ‘부동산투자이민제도’ 시행 이후 3년 사이 몰려온 것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제주 땅은 192만9408㎡로 3년 전에 비해 50.7배 증가했다. 중국 자본이 급속히 유입되자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중국 자본이 제주 땅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콘도미니엄과 리조트타운 등 주로 부동산에만 돈이 몰리고 있는 데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자본이 장기 투자가 아닌 개발이익을 얻기 위한 투기성 자본으로 변질할 수 있고,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기여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식 제주도의원(제주관광포럼 대표)은 “중국인들은 바로 팔고 떠날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을 주로 짓고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투기와 투자를 구별할 수 있도록 외자유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분야 외에도 첨단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업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이현진/김동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