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동물 모여서 슈퍼 을(乙) 될 꺼예요"…중기청 1호 사회적협동조합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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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팔달로 '수원시니어 창업보육센터'. 맨주먹과 의욕으로 창업에 도전한 이들의 요람인 곳이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CEO(최고경영자)들은 밤마다 술 한잔씩을 기울이기 일쑤였다. 그나마 잘되는 업체들은 창업보육센터에서 더 큰 곳으로 사무실을 얻어 나갔지만 아닌 업체들의 대표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때 회사에서 정리되고 정말 안해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딸 아이가 고 3인데 얼굴 보면서 격려해준 적도 없어서 미안할 뿐입니다."(장수진 HS정보 대표·사진 왼쪽)"창업할 때에는 주변에서 아이디어 좋다고 잘될 거라고들 말씀해주셨죠. 하지만 막상 제안에 들어가면 '경력이 없다','자본도 없는데 되겠냐'며 번번히 미끄러졌죠. 창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경력 없고 돈 없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요?"(차동진 레이69 대표·사진 오른쪽)
지난 15일 수원시창업보육센터에 방문해 인사치례로 "사업 잘되세요"라고 물었던 기자가 얼굴이 화끈할 정도였다. 그만큼 을(乙) 중에 을(乙)인이들의 현실은 가혹했다. 일반 회사에서 퇴직한 후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도 생각했지만 '1인 기업'이니 '시니어창업'이니 창업을 부추기는 정책들에 용기를 내보자며 도전을 했다. 하지만 막상 부딪히는 현실은 '구멍가게 사장' 정도로만 취급받는 갑(甲)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소주 잔을 기울이며 속상한 얘기를 서로 털어놓다가 '뭉치자'고 시작한 일이 사회적협동조합이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창업센터에 입주한 9개 회사의 대표들이 모여 짬이 날때마다 차근차근 일을 진행했다. 비영리법인인 '수원시창업자사회적협동조합(가칭)'은 지난 1일 중소기업청 1호로 인가를 받았다. 창업센터의 센터장과 매니저는 자발적으로 나섰다.장 대표와 차 대표를 비롯해 정일교 태준 E&C 대표, 조우주 (주)스파코사 대표, 안주현 그린텃밭 대표, 이재평 (주)ESSE 대표, 김현수 (주)이나래 대표, 장경익 펀브릿지 대표, 박성준 날타(주) 대표도 조합의 구성원들이다. 여러 회사가 모이다보니 사업영역은 다양하다. 전기, 건설, 원예, 에너지, 환경, 디자인, 교육, LED(발광다이오드) 등이다. 사회적협동조합법이 지난해 12월 공표된 후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처럼 다른업종(이종·異種)끼리의 조합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자신의 현재상화을 '초식동물'에 비유했다. 그는 "육식공룡들이 지배하는 영업환경에서 초식동물들은 무리지어 살지 않으면 금새 잡아먹히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28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있지만 대표적인 성공기업들의 사례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다"며 "초식동물들이 살기 어려운 시대를 반영하는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초식동물들은 이렇게 50여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조합에 필요한 역할을 자처하기 시작했다. 9명의 CEO들은 실무와 자료, 법률해석 등을 담당하게 됐다. 각자의 사업에는 대표지만 조합의 사업에서는 조합원으로 특기를 살렸다.이 조합은 각자의 사업분야에서 공동마케팅과 컨설팅, 판매대행을 할 예정이다. 판매에 따른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다른 초기사업자에 대한 컨설팅비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초기창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도와주는 공동마케팅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른바 공동브랜드도 내놓고 공동마케팅을 하면서 사업을 함께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김경환 센터장(사진 가운데)은 "초기창업자들은 자금과인력 그리고 판매실적이 기존의 중소·중견업체들에 비해 뒤질수 밖에 없다"며 "자생적으로 조직된 초기창업자들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국내에서 처음인만큼 각 회사의 장점과 특기를 살리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조합은 5월 중으로 정식출범할 예정이다. 더불어 영업활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제 2, 제 3의 창업자들간의 조합도 설립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원=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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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 회사에서 정리되고 정말 안해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딸 아이가 고 3인데 얼굴 보면서 격려해준 적도 없어서 미안할 뿐입니다."(장수진 HS정보 대표·사진 왼쪽)"창업할 때에는 주변에서 아이디어 좋다고 잘될 거라고들 말씀해주셨죠. 하지만 막상 제안에 들어가면 '경력이 없다','자본도 없는데 되겠냐'며 번번히 미끄러졌죠. 창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경력 없고 돈 없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요?"(차동진 레이69 대표·사진 오른쪽)
지난 15일 수원시창업보육센터에 방문해 인사치례로 "사업 잘되세요"라고 물었던 기자가 얼굴이 화끈할 정도였다. 그만큼 을(乙) 중에 을(乙)인이들의 현실은 가혹했다. 일반 회사에서 퇴직한 후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도 생각했지만 '1인 기업'이니 '시니어창업'이니 창업을 부추기는 정책들에 용기를 내보자며 도전을 했다. 하지만 막상 부딪히는 현실은 '구멍가게 사장' 정도로만 취급받는 갑(甲)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소주 잔을 기울이며 속상한 얘기를 서로 털어놓다가 '뭉치자'고 시작한 일이 사회적협동조합이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창업센터에 입주한 9개 회사의 대표들이 모여 짬이 날때마다 차근차근 일을 진행했다. 비영리법인인 '수원시창업자사회적협동조합(가칭)'은 지난 1일 중소기업청 1호로 인가를 받았다. 창업센터의 센터장과 매니저는 자발적으로 나섰다.장 대표와 차 대표를 비롯해 정일교 태준 E&C 대표, 조우주 (주)스파코사 대표, 안주현 그린텃밭 대표, 이재평 (주)ESSE 대표, 김현수 (주)이나래 대표, 장경익 펀브릿지 대표, 박성준 날타(주) 대표도 조합의 구성원들이다. 여러 회사가 모이다보니 사업영역은 다양하다. 전기, 건설, 원예, 에너지, 환경, 디자인, 교육, LED(발광다이오드) 등이다. 사회적협동조합법이 지난해 12월 공표된 후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처럼 다른업종(이종·異種)끼리의 조합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자신의 현재상화을 '초식동물'에 비유했다. 그는 "육식공룡들이 지배하는 영업환경에서 초식동물들은 무리지어 살지 않으면 금새 잡아먹히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28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있지만 대표적인 성공기업들의 사례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다"며 "초식동물들이 살기 어려운 시대를 반영하는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초식동물들은 이렇게 50여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조합에 필요한 역할을 자처하기 시작했다. 9명의 CEO들은 실무와 자료, 법률해석 등을 담당하게 됐다. 각자의 사업에는 대표지만 조합의 사업에서는 조합원으로 특기를 살렸다.이 조합은 각자의 사업분야에서 공동마케팅과 컨설팅, 판매대행을 할 예정이다. 판매에 따른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다른 초기사업자에 대한 컨설팅비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초기창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도와주는 공동마케팅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른바 공동브랜드도 내놓고 공동마케팅을 하면서 사업을 함께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김경환 센터장(사진 가운데)은 "초기창업자들은 자금과인력 그리고 판매실적이 기존의 중소·중견업체들에 비해 뒤질수 밖에 없다"며 "자생적으로 조직된 초기창업자들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국내에서 처음인만큼 각 회사의 장점과 특기를 살리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조합은 5월 중으로 정식출범할 예정이다. 더불어 영업활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제 2, 제 3의 창업자들간의 조합도 설립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원=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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