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원들에게 IT특강 한 칠순의 전통시장 할머니 "인생의 기회는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만 와"

서울 풍물시장 의류판매 신범순 씨, 암 이겨낸 뒤 온라인몰로 매출 2배
“위암도 이겨냈는데 7전 8기가 아니라 9전 10기는 해야지 하면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전통시장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칠순의 할머니가 국내 최대 통신업체 KT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주인공은 서울 풍물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신범순 씨(70·사진)다. 22일 KT 초청으로 구리지사를 찾은 신씨는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 활성화의 신화, 또 다른 희망을 쓰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행사에는 KT 영업 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신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배운 뒤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동대문운동장 상가에서 옷장사를 하던 신씨는 재개발로 매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긴 후 매출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도 악화돼 위암 진단까지 받았다. 어렵게 암을 극복한 신씨는 KT의 봉사단체 IT서포터즈로부터 IT교육을 받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컴퓨터를 한 번도 만져보지 않았던 그가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 가게 매출을 두 배 이상 올린 것이다.

신씨는 특강에서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열 번을 더 익혀도 잘 안 됐다”며 “모르면 선생님에게 전화하고 그래도 안 되면 상인회에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을 찾아가 배우면서 인터넷 장터에 제품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속으론 이게 될까 의심도 했는데 어느새 제품이 하나씩 팔리기 시작했다”며 “어찌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잠을 설칠 정도였고 어린아이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신씨는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의 기회는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만 온다”며 “지금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열린 가능성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 강연을 마련한 KT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낸 신 할머니의 사례가 영업 현장을 뛰는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