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병완 "통상임금 법제화하되 소급적용 말아야"

여야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사법부 판단 존중하고 수당·가산임금 명확히 정의
노사 합의로 도출…사회적 비용 최소화해야
“통상임금 문제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쪽으로) 법제화하는 게 옳다. 대신 소급 적용 배제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노사 합의로 도출돼야 한다.”

장병완 신임 민주당 정책위의장(광주 남·사진)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장 의장은 지난 12일 취임했다. 장 의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통상임금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미국 방문 기간 중 GM 회장에게 이를 뒤집는 듯한 취지로 답변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판례로 굳어진 사안에 대해 정부가 새롭게 법을 바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이는 자칫 행정부와 사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민주당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각종 수당이나 가산임금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하는 제도 개선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의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최근 국토교통부가 첫 대상지를 확정한 ‘행복주택’(철도 위 임대주택)과 관련해 “수요자의 행태를 무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정부도 비슷한 내용을 검토했지만 소음·진동 등 부적절한 주거여건으로 포기했던 적이 있다”며 “특히 (철도 부지와 함께 행복주택의 첫 대상지에 포함된) 유수지에다 집을 짓게 되면 수맥 등의 이유로 기피하는 임대주택 수요자가 분명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민주당의 서민 주거 안정대책과 관련해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장 의장은 “주택의 임의 경매를 금지하고 채무자의 금리 인하 요구권을 확대하는 한편 현행 변동금리 중심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장기분할 상환 방식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렌트푸어와 관련해서는 △준공공임대주택 활성화 △전세보증 확대 △전월세 가격 5% 상한제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장 의장은 민주당이 지난해 내세웠던 ‘3+1’ 무상시리즈(무상보육·무상의료·무상급식+반값등록금)와 관련해 종합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뒷받침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그는 “당시에도 당 차원에서 소요 재원을 추계했지만 이는 다른 분야의 재정 지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정확한 재정 추계를 기반으로 정책 공약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장 의장은 4월 임시국회 때 유해물질관리법 처리를 놓고 불거진 법제사법위원회의 월권 논란에 대해서는 “법사위가 유해물질 누출에 따른 과징금 규모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통과 안보다 축소하면서 법 체계 및 자구 심사권을 남용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단순히 자구 심사만 하라면 굳이 의원들에게 맡겨놓을 필요가 없는 측면도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법사위가 개별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주요 내용을 수정할 거라면 그전에 해당 상임위와 다시 협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모이는 ‘6인협의체’의 실효성 논란에 대해서는 “같은 당이라도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정책이 정쟁에 묶여 진전을 보이지 않을 때는 양당 지도부가 한데 모여 원샷으로 풀 수 있는 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후/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