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 대표 앞으로 '협박성 우편물' 배달

서울 송파경찰서는 박상학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무실로 협박성 우편물이 배송된 것을 확인해 수사에 나섰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우편물 안에는 썩은 비둘기 사체와 함께 지난달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배달됐던 것과 같은 내용의 협박 유인물이 들어 있었다. 우편물에는 발신인이나 주소가 적혀 있지 않았고 지문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우편물은 지난달 19일 의정부 우체국 소인이 찍혀 서울 거여동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무실로 배달됐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해당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우편물은 우체국에 반송돼 29일 경찰에 넘겨졌다. 탈북자 주소지에서 반송된 우편물은 경찰에 신고되는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우편물 안에는 비둘기 한 마리의 썩은 사체와 협박성 유인물이 들어있었다. 유인물에는 ‘김관진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 북의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며 전쟁광기를 부리다가는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지난달 23일 백색가루와 함께 김 국방장관에게 배달된 유인물과 같은 내용이다. 협박성 소포를 받은 박 대표는 “사무실 폭파 협박 등이 이어져 거여동 사무실은 사용하지 않는 상태여서 우편물을 직접 받지는 않았다”며 “이전에도 협박성 전화와 메일은 수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의정부우체국으로 수거되는 우체통 근처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인물을 특정해 나가는 한편, 김 장관에게 배달된 소포의 내용과 배달된 시기가 비슷한 점 등을 토대로 발신인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