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박현주式 해외 투자'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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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빌딩·호텔 인수 "인도네시아 대형딜 검토"
中 부동산 평가익 3배…해외비중 50%로 확대
미래에셋운용 앞세워 11개국서 17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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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공격적으로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국내 금융회사 중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봉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달 중순 JP모건으로부터 미국 시카고에 있는 31층짜리 오피스빌딩을 최종 인수했다. 대형 법률회사인 에드워즈와일드먼과 메릴린치 등에 빌려줘 쏠쏠한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는 건물이다. 매입가는 약 2400억원이다. 2010년과 작년엔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파리아리마4440 빌딩과 호세베라 타워를 각각 사들였다. 2008년 준공한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에선 투자금액(3억달러) 대비 3배 이상 평가익까지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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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운용은 박 회장 등 대주주에 대한 배당은 대폭 축소했다. 해외 기반을 서둘러 구축하려면 자금 마련이 필수여서다. 미래에셋운용의 지분 60.2%를 갖고 있는 박 회장은 2010년 이후 배당을 받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32.8%) 등 나머지 주주를 합해도 매년 배당성향이 8~10%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72~75%), 한국투신운용(90~91%)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도 정기 배당액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신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1조266억원으로 삼성운용(1990억원)과 한국운용(1123억원) 대비 10배가량 많다.
미래에셋이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데 대해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해외 투자를 진행할 때 보통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데다 환변동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며 “몇 년 지나봐야 미래에셋에 대한 종합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