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동 '개발' 반색…목동·잠실 '집값 떨어질라'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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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시범단지 선정 1주일…현장 둘러보니
"교육환경도 악화"…양천구 '행복주택 민원대책반' 구성
안산 고잔도 부정적 반응…"보금자리부터 먼저 해결"
철도부지와 공공 유휴지 등에 임대주택을 건설하게 될 첫 ‘행복주택 시범단지’에 대한 지역별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 오류·공릉지구 등에선 향후 거주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반면 목동지구에선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천구청이 ‘대책반’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잠실 등 송파지구 주민들은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가 지어지면 기존 집값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역에 따라 행복주택 온도차 ‘제각각’
목동현대1차에 사는 김철규 씨(37)는 “다른 지역 학교는 한 반에 학생 수가 25~30명인데 여긴 지금도 40~50명”이라며 “임대주택이 대거 들어서면 교육시설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의 민원에 시달리던 양천구청은 지난 24일 행복주택 건립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행복주택대책반’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잠실·송파지구 일대 주민들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과 주거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고잔지구 행복주택 건설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기존 보금자리주택과 택지개발 등 미뤄진 사업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소형주택 수익률 하락 우려도
행복주택이 민간 소형주택시장에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공동주택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행복주택 시범지구에서 도시형생활주택 1만6265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행복주택까지 지어지면 공급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많이 들어선 오류동 일대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류동 랜드부동산 관계자는 “지금도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빈 집이 적지 않다”며 “행복주택 수요자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따라 임대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