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펀드 수익률 "엄마, 부탁해"

신한BNPP·트러스톤·삼성 등 수익률 검증된 스타 母펀드와
운용전략 같은 퇴직연금펀드 출시
자산운용사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퇴직연금펀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장기 수익률이 뛰어난 기존 펀드와 운용 전략을 맞춘 퇴직연금펀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미 성과가 검증된 ‘스타급’ 펀드를 ‘모(母)펀드’로 해서 ‘자(子)펀드’ 형태로 퇴직연금펀드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나 개인형 퇴직연금펀드(IRP) 가입자들은 본인의 연금펀드 계좌에 있는 돈을 어느 펀드에 넣어 굴릴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수익률에 따라 옮길 수도 있다. 때문에 그동안 안정적 성과를 내온 펀드들과 유사한 전략의 퇴직연금펀드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퇴직연금펀드로 자금유입 지속

2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퇴직연금펀드에는 5126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펀드 설정액(24일 기준)은 3조768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4369억원이 빠졌지만 국내혼합형펀드로는 1조240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혼합형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 상위 펀드 대부분이 퇴직연금펀드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퇴직연금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채권혼합)’로 2194억원을 끌어모았다. ‘KB퇴직연금배당40자(채권혼합)’와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자1(채권혼합)’에도 각각 1350억원과 338억원이 들어왔다. 퇴직연금펀드는 수익률도 다른 펀드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올 들어 퇴직연금펀드의 평균 수익률(24일 기준)은 2.02%다. 국내주식형(-1.06%), 국내혼합형(0.78%), 국내채권형(1.65%)의 평균 수익률을 모두 앞선다. 최근 1년 수익률은 8.13%, 3년 수익률은 20.46%에 달한다.

◆“모펀드의 성과가 검증된 상품에 관심을”

다만 개별 펀드는 성과가 들쭉날쭉하다. 올 들어 퇴직연금펀드 간 수익률 편차(24일 기준)는 최대 20.29%포인트까지 벌어진다. 5년 수익률 편차는 64.86%포인트에 달한다. 퇴직연금펀드는 노후를 대비한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이 중시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장기 수익률이 검증된 우량펀드를 모펀드로 내세워 퇴직연금펀드를 잇따라 신규 설정하는 이유다. 이들 퇴직연금펀드는 펀드매니저도 기존의 모펀드와 같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채권과 주식투자 비중이 각각 50%인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퇴직연금자(주식혼합)’를 내놨다. 모펀드인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식혼합)A’는 최근 1년간 15.47%의 수익률을 기록, 국내 혼합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올 들어서만 4194억원이 유입됐다.

‘신한BNPP퇴직연금좋은아침희망40자(채권혼합)’는 모펀드의 견조한 성과가 주목을 받으며 최근 설정됐다. 모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자1A’는 주식형 펀드로, 최근 1년간 11.16%, 3년간 38.74%, 5년간 53.77%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설정한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40자1’(채권혼합)도 국내주식형펀드인 ‘삼성중소형FOCUS’와 동일한 전략으로 운용된다. 이 펀드는 올 들어 14.55%의 수익을 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DC형 투자자 대부분이 한 번 펀드를 선택하면 그대로 놔두는데,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모펀드의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