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자문회의] "창조경제 핵심은 인재…대학·기업 함께 교육시스템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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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포럼 자문회의 무슨 이야기 오갔나‘글로벌 인재포럼 2013’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3 자문회의가 29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자문위원들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 아젠다인 창조경제를 이루는 핵심 요소가 바로 인재”라며 “인적자원 육성에 있어 세계 최고의 포럼인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창조경제를 이루는 인재 육성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5~7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인성·창의 두 개념 어떻게 결합시킬지 고민해야
20·30대 참여 세션 마련…'세대간 장벽' 해결책 모색을
청년실업, 엄청난 사회적 손실…대학 등 고등교육 혁신해야
사이버교육은 현대교육 혁명…한국이 주도할 방안 찾아보자
◆“인재가 창조경제의 핵심”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진정한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성공한 사례들과 함께 실패한 사례도 살펴보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가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내적 가치도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동체를 생각하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점을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짚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인성과 창의라는 두 개념을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기업과 대학 모두 초중등 교육 단계부터 미래 세대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논의해 보자”고 건의했다.
창조경제를 이끄는 인재 개발은 특히 산업·금융계 자문위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은 “앉아서 강의를 듣는 방식의 교육은 기업 교육에선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창조력을 촉발시키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기업이 생각하는 창조경제 교육은 어떤 것인지도 알리고 싶다”며 “대학과 기업이 함께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창조적인 금융도 인재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제시되는 인재육성 해법을 은행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인재포럼이 앞으로 인재육성 부문에서 세계적인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극복해야 할 10대 장벽’ 관심
‘글로벌 인재포럼 2013’은 행사 마지막 날인 오는 11월7일 ‘우리 사회의 10대 장벽, 이렇게 넘자’는 마지막 랩업(정리) 세션을 마련했다. 자문위원들은 기존 준비된 10대 장벽 외에도 다양한 장벽을 제시하며 보충 의견을 내놨다.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은 “장벽을 ‘넘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의미에서 ‘허물자’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강혜련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장벽을 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장벽을 넘어서 창의 세상으로’와 같이 추가적인 지향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극복해야 할 중요한 장벽”으로 꼽았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좋은 일자리라는 개념이 정해져 있는 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학력, 경제력 등의 장벽을 결코 허물 수 없다”며 “직종 간 현격한 임금 격차라는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은 ‘세대 간 장벽’을 주요 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홍 회장은 “이번 대선에서 확인된 세대 간 장벽이 계속 존재하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며 “20대와 30대가 참여하는 세션을 마련해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자”고 주문했다.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우리 사회의 많은 장벽들이 정의와 다양성을 존중하며 구성원 간 소통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해결되는 문제가 많다”며 “글로벌 인재포럼이 실천력을 갖기 위해 해결 방안도 함께 고민하자”고 건의했다."수월성 교육 포기하면 미래 불투명…북유럽에서 배워야"
◆“청년실업 문제 집중 조명해야”
자문위원들은 대학 등 고등교육 개선을 통해 청년 실업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경력을 바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단절되는 동안 대학에서 배운 게 소용 없어지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고용 관련 정책들도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실업과 관련한 구직자와 기업의 ‘미스매치’ 현상도 글로벌 인재포럼이 해법을 제시해야 할 과제로 뽑혔다. 노인식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이공계는 부족하고 인문계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취업을 못하는 언밸런스가 10년 전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대학생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주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며 “참여자 전원이 난상토론 형식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세션을 시도해보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자연스럽게 대학 교육의 질 향상에 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창조경제를 달성하려면 대학이 학과에 매몰되지 말고 장벽을 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평생 직업 교육을 통해 수많은 강소기업을 배출하고 있는 독일 교육을 예로 들며 “대학의 교육 콘텐츠와 교육 시스템 모두 고등 직업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지원 늘려야” 정책 제안 잇따라
자문위원들은 인재 육성 대표기관인 대학의 교육 향상을 위한 정책들을 제안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정치권과 정부가 반값 등록금 등 각종 규제로 대학의 수월성 교육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남유럽에 비해 경제가 탄탄한 것은 좋은 대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발전의 원동력인 수월성 교육을 포기하면 10년 뒤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사람이 2000년 이전엔 100명이 안 되다가 2000년 이후엔 매년 100명 이상 배출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등산 출발점인 베이스 캠프가 2000m에서 6000m로 높아진 덕분”이라며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건 바로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베이스 캠프의 고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2017년까지 재정 지원을 차차 늘리기로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을 수 있다”며 “결국 총 지원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지금 당장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교육 모델 더 알리자”
인적 자원의 힘으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한국의 교육 모델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저개발국가 젊은이에게 한국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모델을 교육하면서 ‘지한파’를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덕호 한양대 총장은 “선진국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개발도상국과의 인재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 대학생이 제3세계로 더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남철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한국형 교육모델을 제3세계에 알리는 것이 바로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는 길”이라고 진단했다.◆“스마트교육 이슈 선점하자”
임승빈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두 가지 분야의 융합을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본격적으로 다뤄 보자”고 제안했다. 미래 세계를 선도할 스마트교육 이슈를 한국이 선점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사이버교육은 교육 수요자가 자율적으로 수업 공간과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현대 교육의 혁명”이라며 “세계의 사이버교육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시했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글로벌 인재 육성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큼 한국적인 정신과 가치를 부각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은 “벤처기업 육성 등 창조경제의 생태계 구축에 기업이 더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