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학교수형·웅변형·연기자형…당신은 어떤 강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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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을 사로잡는 명강의 기술19세기 후반 미국 전역을 돌며 6000여회의 감동적인 강연을 한 명연설가 러셀 콘웰 박사. 그는 강연을 위해 지방이나 도시를 방문하면 예정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 그 지역의 호텔, 이발소 등 눈에 띄는 가게에 들어갔다. 주인이나 손님과 대화하며 그 지역의 역사, 생활 여건, 문제점 등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 지역 주민에게 딱 맞게 강연했다. 이와 같은 강연을 통해 그는 800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1884년 필라델피아에 템플대를 세웠다.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92쪽 / 1만5000원
《청중을 사로잡는 명강의 기술》은 언제 어디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명강의를 할 수 있는 ‘명강사 만들기’에 관한 실용서다. 저자는 국내 최고의 명강사로 손꼽히는 조관일 한국강사협회장. 35년간 방송, 국가기관, 대학, 기업 등에서 강의해온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목소리, 발음, 말투 훈련부터 콘텐츠 만들기, 강의 기술까지 8단계로 나눠 강의 기법을 완성하는 훈련 기술을 소개한다. 그는 먼저 점잖은 대학교수형, 열정적 웅변형, 연기력이 뛰어난 스타일 등 다양한 강의 유형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으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유명한 강사 모델을 정하고 모방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라는 것.
강의 콘텐츠를 만드는 법도 흥미롭다. 그에 따르면 먼저 책을 쓴다는 자세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강의 하나가 책 한 권처럼 유기적인 논리성을 갖도록 구성하라는 것. 또 최고의 콘텐츠는 자신의 특이한 사례나 에피소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누구나 강의 준비에 절실함을 가지면 자신의 ‘기억’과 싸워 강의에 필요한 경험담을 떠올릴 수 있다.
지금은 ‘전국민 강사 시대’다. ‘쉽게 말하되 평범하게 말하지 마라’ ‘판서로 강의 효과를 높여라’ ‘청중을 강의 파트너로 삼아라’ 등 구체적인 요령은 강의뿐만 아니라 발표나 대화의 기법으로도 유용하다. 마치 강연을 듣는 것처럼 쉽고 편한 말투로 책을 쓴 것도 장점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