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개별공시지가] 땅값은 개발호재를 타고…세종시 48%·거제시 18% '껑충'

전국 공시지가 평균 3.4% 상승

수도권 상승률 2.48%…공무원 떠난 과천은 하락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 10년째 최고가 기록

7월1일까지 이의신청 접수
3.3㎡당 땅값이 2억31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명동의 화장품 판매점 건물. /한경DB
토지와 관련된 국세와 지방세 등의 부과 기준이 되는 전국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평균 3.41% 올랐다.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올해는 개발 재료에 따라 땅값의 등락이 엇갈린 게 특징이다. 정부청사 이전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세종시의 공시지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50% 가까이 상승한 반면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경기 과천시의 땅값은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1가에 있는 네이처 리퍼블릭(화장품 판매점)의 부속 토지로 3.3㎡당 2억3100만원(㎡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세종시 역대 최고 상승률국토교통부는 전국 261개 시·군·구가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산정한 개별공시지가를 31일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국의 개별공시지가는 작년 대비 평균 3.41%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지난해(4.47%)에 비해 1.06%포인트 떨어졌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있는 세종시는 지난해에 비해 47.59% 올랐다. 세종시는 14개월 연속 전국 땅값 상승률 1위를 기록 했다. 정부가 공시지가 조사를 시작한 1989년 이래 단일 지역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다. 경남 거제시는 공시지가 상승률 18.76%로 세종시의 뒤를 이었다. 종합개발 어항사업, 거제 해양휴양특구사업 등의 호재로 땅값이 올랐다. 경북 울릉군(17.63%), 경북 예천군(16.8%), 울산 동구(15.45%) 등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비해 명품신도시 개발 사업 무산 등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는 공시지가가 0.18% 떨어졌다. 정부 부처가 빠져나가며 과천시는 0.16% 하락했고, 용인시 기흥구(-0.14%)와 인천 중구(-0.06%) 등도 땅값이 떨어졌다. 수도권(2.48%)은 경기 침체와 뉴타운·신도시 등의 개발 부진으로 상승률이 전국 평균(3.41%)에 못 미쳤다. 서울은 2.86% 올랐고, 경기는 2.13% 상승했다.
○불황에도 중심상권 땅값 강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의2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의 부속토지로 ㎡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토지는 지난해 ㎡당 6500만원에서 올해 500만원 올랐다. 2004년부터 10년 연속 전국 땅값 1위를 기록 중이다.

두 번째로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2가 66의19 뉴발란스 신발 판매점으로 ㎡당 6970만원으로 공시됐다. 반면 경북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413의3 임야는 ㎡당 52원으로 전국 최저가로 조사됐다.올해 처음으로 공시지가가 5억원을 넘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 토지(일반 나대지)는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작년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서울 청운동 16의2(159.7㎡) 나대지(공시지가 4억9187만원)는 올해 공시지가가 5억145만원으로 1.94% 올랐지만 보유세는 224만원에서 230만원으로 2.7% 뛴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팀장은 “올해 공시지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데다 세부담 상한선도 있어 실제 보유세 증가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공시지가는 해당 토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와 국토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토지 소유자나 이해 관계자는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해당 시·군·구로 오는 7월1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이의가 제기된 필지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지가를 재조사한 뒤 7월 중 열리는 시·군·구 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31일 조정 공시한다.

안정락/김보형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