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구, 월세로 바꾸면 年 577만원 더 든다"

KB금융 '주택 월세시장' 보고서
전세가구가 월세로 전환하는 데 연간 수백만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주택 월세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수도권 전세 아파트(평균가격 1억6350만원)에 거주하는 가구가 월세로 전환하면 연 577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연소득 대비 11%, 여유자금(소득에서 지출을 뺀 금액) 대비 51.3%에 해당한다.

전세가격이 낮을수록 월세로 갈아타는 부담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하위 20%와 상위 20%의 월세이율(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각각 10.36%, 7.16%다. 월세 전환으로 인한 소득 대비 추가 부담 비율은 24%와 9%로 나타났다.

기경묵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세가구가 월세가구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추가부담 때문에 가계 부담이 늘어나 특히 저소득층의 저축·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커지는 자금 부담 때문에 전환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월세 전환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와 주택가격 안정세로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데다 월세 수요자인 1~2인 가구가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4월 수도권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4.18%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 인천지역 소형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각각 4.90%, 4.72%로 높은 편이지만 서울(3.65%)과 수도권 대형 아파트(3.44%)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소는 “저가 및 소형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이 고가 및 대형 아파트보다 높게 나타나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월세시장이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